씨티은행 소매금융 철수 미궁 속…“단계적 철수도 검토”

씨티은행 소매금융 철수 미궁 속…“단계적 철수도 검토”

복수 금융사 인수의향서 제출…고용승계는 ‘부정적’

기사승인 2021-06-04 15:01:19

[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한국씨티은행이 소매금융 철수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단계적 사업 폐지’도 검토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현재 복수의 금융사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지만 씨티은행 전체 직원의 고용 승계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한국씨티은행은 3일 오후 정기이사회를 개최하고 매각 관련 진행 경과와 출구전략 방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한국씨티은행에 따르면 4일 기준 복수 금융사가 인수의향서를 접수했으며, 매각 공식화 초기 전망과 달리 대형 금융사 두세 곳이 인수 의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초 씨티은행이 우선순위로 진행하던 ‘통매각’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씨티은행은 “인수 의향을 밝힌 금융사들이 전체 소비자금융 직원의 고용 승계에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며 “최선의 매각 방안을 위해 열린 자세로 논의하되 ‘단계적 폐지’ 방안을 실행하기 위한 준비 절차도 함께 검토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씨티은행 노동조합

앞서 씨티은행 노조는 이사회를 앞두고 “국내 소비자금융 매각은 전체 매각에 대한 안정적인 인수 의향자가 나올 때까지 충분한 시간과 대책을 갖고 진행돼야 한다”며 “졸속 부분매각 또는 자산매각(청산)에 결사 반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향후 논의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씨티은행은 “이사회와 경영진은 출구전략 과정에서 무엇보다 고객 보호 및 은행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해 온 직원의 이익 보호를 최우선에 두어야 한다는 점과 불확실성의 장기화는 고객 및 직원 모두의 이익에 반한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 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명순 씨티은행장은 이사회 후 직원들에게 보낸 ‘CEO 메시지’에서 “일부 잠재적 매수자들은 전통적인 소비자금융 사업의 도전적 영업 환경과 당행의 인력구조, 과도한 인건비 부담 등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으며 이사회에서는 이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며 “이러한 매각 제약 사항들은 당행과 금융산업 전반의 구조적 문제이기에 긴 시일을 두고 검토하더라도 개선될 여지가 거의 없는 것으로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유 행장은 또 “불확실한 상황이 장기화되지 않게 출구전략을 추진하겠다”며 “노조와도 마음을 열고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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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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