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질환 치료를 위한 조혈모세포이식, 반일치-해외타인 공여차 차이 없어

혈액질환 치료를 위한 조혈모세포이식, 반일치-해외타인 공여차 차이 없어

보의연, 이식원 간 부작용 및 생존율 등 치료 성적 차이 연구

기사승인 2021-06-08 14:26:11
[쿠키뉴스] 조민규 기자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하 보의연)이 조혈모세포이식술의 이식원 간 성적 차이를 분석한 ‘조혈모세포이식에서 다양한 이식원의 최적사용을 위한 근거마련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조혈모세포이식은 백혈병, 악성림프종을 포함한 혈액종양과 재생불량성빈혈 등 혈액질환의 완치를 위해 필요한 치료법이다. 자가조혈모세포이식과 타인으로부터 기증받아 치료하는 동종조혈모세포이식이 있다.

동종조혈모세포이식에서 공여자와 수여자(환자)의 조직형이 완전히 일치해야 면역반응을 일으키지 않아 치료성적이 우수하나, 완전일치하는 공여자를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반일치공여자가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근거는 부족한 실정이었다.

따라서 이식원(①형제공여자(조직형 완전일치), ②국내 타인공여자(조직형 완전일치), ③해외 타인공여자(조직형 완전일치), ④반일치공여자(조직형 부분일치))에 따라 전체생존율과 이식 성공률, 부작용 등을 분석하고, 형제공여자 및 국내 타인공여자를 찾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해 반일치공여자가 해외 타인공여자의 대안이 될 수 있을지를 확인했다.

연구결과, 형제공여자 및 국내 타인공여자인 경우 다른 두 이식원과 비교 시 생존율 등에서 우수했으나, 해외 타인공여자와 반일치공여자 사이에서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연구진은 2015년 1월부터 2018년 6월까지 대한조혈모세포이식 레지스트리(KBMTR)에 등록된 환자 중 동종조혈모세포이식술을 시행한 2278명의 자료를 분석해 ▲생착률 ▲전체생존율 ▲부작용 ▲GRFS 지표(식 후 재발 및 심한 숙주반응이 없는 생존율을 의미하며 성공적인 이식을 확인) ▲질환별 이식원간 생존율을 확인했다.

우선 이식 후 생착률은 모든 이식원에서 90% 이상으로 차이가 없었다. 전체생존율의 경우 형제공여자의 3년 전체생존율은 68.0%, 국내 타인공여자는 68.9%인 반면 해외 타인공여자는 57.1%, 반일치공여자는 57.0%였다. 단, 해외 타인공여자와 반일치공여자의 전체생존율 비교 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이식으로 인한 대표적인 부작용인 급성 이식편대숙주병(중등도 이상)의 누적 발생률은 형제공여자와 국내 타인공여자가 각각 21.4%, 29.6%였으며 해외 타인공여자와 반일치공여자는 40.6%, 34,3%로 나타났다. 그러나 해외 타인공여자와 반일치공여자의 누적발생률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이식편대숙주병은 조혈모세포 이식으로 수혈된 혈액의 림프구가 수여자(환자)를 공격해 나타나는 질환이다. 발열, 발진, 간기능 이상, 범혈구 감소증(백혈구, 적혈구, 혈소판이 모두 감소되는 상태) 등이 발생해 환자에게 치명적이다.

이식 3년 후의 GRFS는 형제공여자가 44.8%, 국내 타인공여자가 49.9%, 해외 타인공여자가 40.0%, 반일치공여자가 41.6%로 나타났다. 다른 분석 항목과 마찬가지로, 해외 타인공여자와 반일치공여자 간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그동안 해외 타인공여자는 민족간 차이로 수여자의 생존율 등에 영향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어 왔으며 이를 대신해 반일치공여자가 대안으로 제시됐지만 근거가 부족했다.

이에 따라 보의연은 지난 ’17년 선행연구인 ‘혈액질환환자에서 국내기증자조혈모세포이식과 해외기증자조혈모세포이식의 성적비교’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또 연구 후속으로 ’18년 원탁회의를 개최해 반일치 혈연이식의 이식성적과 시간 및 경제적 측면에서 해외 타인공여자의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제시하고, 추가 연구의 필요성도 함께 제안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선행연구와 원탁회의 이후의 후속 연구로, 조혈모세포이식에 관한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레지스트리 자료를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다. 해외 타인공여자와 반일치공여자의 임상적 효용성을 비교해 해외 타인공여자 대신 반일치공여자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임상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연구책임자인 문준호 경북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실제 임상현장에서는 이식술이 신속히 수행되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해외 타인공여자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환자의 상태가 악화될 수 있으므로 이번 연구결과를 근거로 반일치공여자를 대안으로 마련한다면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동 연구책임자 신상진 보의연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는 조혈모세포 이식을 위해 적절한 공여자를 선택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데 의미가 크다”며 “다만 해외 타인공여자 및 반일치공여자의 생존율이 형제공여자 및 국내 타인공여자에 비해 낮은 것은 두 이식원을 사용한 환자의 이식 전 질환상태가 상대적으로 나쁜 경우가 많았다는 점에서 해석상 유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kioo@kukinews.com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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