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금융당국이 토스뱅크에 인터넷전문은행 본인가를 내주면서 케이뱅크, 카카오뱅크에 이은 ‘제 3인터넷전문은행’이 탄생하게 됐다. 토스뱅크는 후발주자인 만큼 적극적인 중금리대출 공급을 약속했다. 이에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도 신용대출 서비스를 개편하면서 ‘시장 방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9일 정례회의를 열고 ‘토스뱅크 은행업 본인가 안건’을 심사하고 최종 승인했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의 실지조사 등 면밀한 심사를 진행한 결과 금융위는 토스뱅크가 ▲자본금 요건 ▲자금조달방안 적정성 ▲주주구성 계획 ▲사업계획 ▲임직원 요건 ▲인력·영업시설·전산체계 요건 등 인가요건을 모두 충족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금융위는 이날 인가 이후 토스뱅크가 차질 없이 성장할 수 있도록 예상 손익분기점 도달 시점인 2025년까지 ‘증자계획의 성실한 이행’을 부대조건으로 걸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로 인해 안전하면서도 편리하고 혁신적인 디지털금융에 대한 수요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라며 “새로운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이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히고 금융산업의 경쟁과 혁신을 가속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토스뱅크가 영업 개시 전까지 금융보안체계를 빈틈 없이 갖추고 소비자 보호를 위해서도 철저히 준비해 달라”며 “토스 플랫폼을 통해 축적된 데이터와 핀테크 기술을 활용해 중·저신용자 대출을 비롯한 포용금융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덧붙였다.
토스뱅크 ‘하나의 앱’서 신용여력 없는 ‘씬파일러’ 금융 천명
모바일 금융 애플리케이션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계열사 토스혁신준비법인을 토스뱅크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와 함께 토스뱅크는 현재 가입자 2000만명을 보유한 토스에서 하나의 앱 방식으로 이르면 9월, 늦어도 10월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토스뱅크는 기존 은행이 만든 규칙을 고객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하고, 은행을 여전히 어렵게 느끼는 고객들의 인식 또한 바꿔나가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기존 금융권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1300만명 금융소외계층을 포용하겠다는 게 대표적이다. 신용도가 낮다는 이유로 대출을 받지 못하는 중·저신용자, 금융이력부족자(씬파일러), 중기·소상공인, 국내 거주 외국인 등 다양한 사용자들을 주요 고객층이다.
이를 위해 토스는 기존 신용평가(CB)사 데이터에 토스의 금융·비금융 데이터(대안정보)를 결합한 신용평가모형(CSS)을 개발했다. 대안정보는 기존 신용평가사가 측정하지 못하는 데이터로 토스가 고객 동의를 거쳐 축적한 수백만 서비스 데이터가 포함됐다. 이를 바탕으로 출범 직후 전체 신용대출 규모의 30% 이상을 금융소외계층에 제공하기로 했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포용과 혁신의 은행을 표방하는 만큼 중·저신용자를 포함해 더 많은 사람들이 1금융권 경험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고객들이 은행을 떠올렸을 때 토스뱅크를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도록 고객 중심의 은행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인뱅 삼국지’ 개막…카뱅·케뱅, 본진사수 ‘총력’
토스뱅크가 9월 출범하게 되면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2강 체제였던 인터넷은행 시장이 ‘삼국지 시대’로 변경된다. 특히 토스뱅크는 빅데이터 기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을 시작으로 ▲소상공인 대출 ▲체크카드 ▲간편송금 ▲간편해외송금 등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는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집중하고 있는 중금리대출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셈이다.
실제로 지난달 금융위가 발표한 ‘인터넷전문은행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계획’을 보면 토스뱅크는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을 영업 첫 해인 올해 말 34.9%로 설정했다. 내년엔 42%, 2023년 말까지 44%로 확대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해당 수치는 카카오뱅크의 ▲2021년 20.8% ▲2022년 25% ▲2023년 30%와 케이뱅크의 ▲2021년 25% ▲2023년 32% 보다 공격적인 계획이다.
이같은 토스뱅크의 적극적인 전략에 기존 2강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경쟁자를 제치기 위한 ‘시장 굳히기 전략’에 들어갔다.
가장 먼저 케이뱅크는 1조2500억원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이는 인터넷전문은행 단일 자본확충 규모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이를 통해 케이뱅크는 신규 상품·서비스 개발을 비롯해 그간 케이뱅크의 최대 강점으로 불렸던 대형 플랫폼과의 협력 등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특히 IT 인프라를 확충하고 토스뱅크와 마찬가지로 CSS를 고도화해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공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는 발빠르게 중신용자 대출을 개편하면서 시장 굳히기에 들어갔다. 9일 오전 카카오뱅크는 신용대출 서비스 중 중신용자 대출 최대 한도를 1억원까지 확대하고, 금리를 최대 1.52%p까지 낮춘다고 밝혔다. 카오뱅크 중신용 대출 상품은 KCB 기준 신용점수 820점 이하 고객들이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말 1조4380억원이었던 중·저신용 고객 대상 대출 잔액을 올해 말에는 3조1982억원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토스뱅크가 유치하고자 하는 고객층을 먼저 포섭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그간 큰 변동이 없던 인터넷은행 체제에서 토스뱅크가 들어오며 본격적인 경쟁구도가 확립됐다”며 “고객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만큼 금융소비자들이 받을 수 있는 서비스와 선택권이 넓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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