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해외 치료제가 우세했던 국내 3세대 비소포폐암 표적치료제 시장에 국산 제품이 등장하면서 시장점유율의 변화가 예상된다.
그동안 국내 폐암 치료제 가운데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T790M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의 2차 치료제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가 유일했다. 하지만 유한양행이 신약 ‘렉라자’를 출시하면서 두 제품이 경쟁 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렉라자는 앞서 1월18일, ‘이전에 EGFR TKI로 치료받은 적이 있는 EGFR T790M 돌연변이 양성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치료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유한양행이 개발한 두 번째 국산 신약이다.
이달 1일부터 렉라자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시작됐다. 지난달 25일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이전에 EGFR TKI로 치료받은 적이 있는 EGFR T790M 돌연변이 양성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치료에 렉라자를 사용하면 급여를 적용하기로 했다. 렉라자정80mg 1정당 보험 급여가는 6만8964원으로 결정했다. 연간 예상 처방액은 141억원, 대상 환자는 약 450명으로 전망됐다.
렉라자와 타그리소가 모두 급여권에 들면서 두 제품의 가격 경쟁력은 우열을 가리기 어려워졌다. 렉라자는 80mg을 1일 3정 투약하기 때문에 하루치 약가는 20만6892원이다. 타그리소는 80mg을 1일 1정 투약하므로 하루치 약가가 21만7782원이다.
타그리소가 지배했던 시장에서 신약이 자리를 잡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타그리소는 지난 2016년 식약처에서 품목허가를 얻고, 이듬해 12월 급여를 적용받기 시작했다. 그동안 글로벌 시장은 물론, 국내에서도 5년에 걸쳐 임상 자료를 축적해 치료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신뢰도를 확보한 상황이다.
아울러 렉라자는 신규 환자에 대한 처방만 집중 공략할 수 있다. 기존에 타그리소를 투여받던 환자가 렉라자로 교차 투여하는 경우,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기존 치료제에서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한 사례처럼, 불가피하게 치료제를 바꿔야 하는 환자에 한해 제한적으로 급여가 인정된다. 따라서 렉라자가 접근할 수 있는 대상은 치료제를 처음 사용하게 되는 환자가 대부분일 것으로 예상된다.
렉라자와 유한양행에는 3상 임상시험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과제도 남았다. 당초 식약처가 렉라자를 품목허가할 때 3상 임상시험을 마무리한 결과를 제출해야 한다는 전제로 조건부 허가를 냈다. 당장 환자와 의사들이 고려할 수 있는 치료제의 선택지가 제한적인 상황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유한양행은 글로벌 임상시험을 진행해 왔다.
렉라자의 임상시험을 이끈 조병철 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은 렉라자의 처방이 충분히 활성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조 센터장은 “국내 혁신 신약 렉라자의 이번 급여는 전임상연구부터 임상연구까지 국내 연구자들이 힘을 합쳐 이뤄낸 쾌거라 더욱 가치 있는 약제다”며 “렉라자의 임상연구를 통해 뛰어난 항종양효과와 우수한 안전성을 증명했고, 뇌전이 효과 및 심장독성, 피부독성면에서 큰 장점이 있어 굉장히 좋은 치료옵션이라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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