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군수는 취임사에서 “의령 미래 50년 중장기 정책을 마련해 의령을 ‘경남의 심장’으로 만들겠다”며 “새로운 의령, 군민이 주인이 되는 희망찬 내일을 열어 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적이 있다.
오 군수는 자신을 의령을 살릴 구원투수로 자처했다. 전직 두 군수가 불명예스럽게 군수직을 사퇴해 생긴 공백을 메꿀 구원투수로 등장했다는 것이다.
구원투수로 인구 소멸과 동력 없는 지역 경제를 살리고 위축된 지역 주민의 마음을 어루만져 의령의 품격을 높이는 데 전력투구를 하겠다는 것이다.
의령이 경남의 중심에서 최종적으로 ‘승리 투수’가 되는 길은 멀지 않았다고 확신했다. 그러면서 본인은 군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반석 위에 올려놓는 마무리 투수가 되겠다는 꿈을 밝혔다.
지난 100일 동안 가장 시급한 과제인 코로나19 확진자 차단 예방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 대표적인 성과로 꼽힌다.
의령군은 경남에서 ‘인구 대비 확진자 수’가 가장 적은 자치단체로 전국 인구 3만 이하 14개 지역과 비교해서도 가장 확진자 수가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의령의 미래를 결정할 중장기적인 사업 계획이 하나씩 수면으로 드러나는 것도 오 군수 취임 이후 큰 변화다. 전직 두 군수의 공백에 따른 정치력 부재의 한계를 극복한 것도 가시적 성과다.
◇ 의령이라는 원팀(One-team) 강조
오 군수는 새로운 군정 목표를 ‘군민 우선, 화합 의령’으로 정했다. 군정목표를 뒷받침할 5대 군정방침에는 ▲앞서가는 스마트 농업 ▲군민이 행복한 복지 ▲함께 누리는 경제도시 ▲품격 있는 문화 교육 ▲소통하는 변화된 행정으로 정하고 정책드라이브를 가속화 했다.
오 군수는 특히 ‘화합’을 강조하며 지역민들과 스스럼없이 소통했다. 특히 오랜 기간 해묵은 지역민들 사이의 반목과 갈등의 상처를 치유하고자 노력했다. 더 이상 의령에 정치로 인해 군민들이 자존심 상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확고한 의지를 피력했다. 이제 ‘청군 이겨라’ ‘백군 이겨라’ 하는 운동회는 끝났으니 다시 형제, 친구로 돌아가 의령 발전을 함께 일구자고 했다.
오 군수는 취임 후 곧바로 소통과 화합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전 읍면을 돌며 ‘군민과의 대화’를 진행했다. 화합의 열쇠는 ‘경청’이라고 무엇보다 강조한 터라 취임 첫 공식 행보를 군민들의 얘기를 듣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 자리에서 지역 간 균형발전과 주민화합을 이룰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줄을 이뤘다.
오 군수는 평소 지론인 “의령에는 통합의 리더십이 절실하다”며 “경청과 소통, 화합 없는 의령은 미래가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지역민 결속에 나섰다.
오 군수는 ‘화합 의령’의 실천 방안으로 ‘공정’을 첫 번째 카드로 내걸었다. 선거 때 수없이 공격받았던 의령에 살지 않았던 것이 당선 후에는 오히려 장점이 된다는 것이다. 자신을 스스로 “‘빚진 사람’이 없다”며 “내 편, 네 편이 없어서 공정하게 인사하고 행정을 펼 수 있다”고 자신했다.
정책 추진에 있어서 공정한 기회 보장과 공정 경쟁을 천명했고, 공정한 경제 질서 구현에 훼방을 놓는 불법과 부조리에는 관용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오 군수는 “일류 의령으로 키워낼 정책 목표에 공정함과 혁신이 있다면 군민 화합은 시간 문제”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군민들도 군수의 화합 메시지에 화답하는 분위기이다. 새로운 군수를 중심으로 다시 의령의 자존심을 세워보자는 반응이 각계각층에서 나오고 있다. 장기간 ‘군수 부재’ 시간을 지나, 갈라진 지역 민심을 추스르고 ‘화합’ 행보를 이어가는 것을 높게 평가하는 것이 지역 여론이다.
◇ 다시 뛰자! 의령 경제
“방역과 경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게 우선이다” 취임 후 코로나19로 인한 감염병 예방과 위축된 지역 경제 회복이라는 두 가지 난제가 놓여 있었다.
대한민국 사회를 몇 년째 뒤흔드는 코로나19 위기에 의령의 방역 대책은 정확히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구 대비 확진자 수’가 경남에서 최저인 것은 물론이고 인구수가 비슷한 전국의 3만 이하 지방 기초자치단체에서도 확진자 수가 압도적으로 적은 숫자를 기록했다.
의령군은 ‘선택과 집중’의 방역 전략을 취했다. 작은 지역의 특성을 살려 ‘맞춤형’으로 때론 ‘각개전투’로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주력했다. 역학조사에 있어 신속성을 높이고, 진단검사에 있어서는 광범위한 조사가 가능했던 것도 전 공무원이 맨투맨으로 지역민을 전담해 관리하고 대응한 결과이다.
스마트폰 안내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을 위해 직접 찾아뵙고, 예방접종 시 의령군 전 마을에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등 ‘섬김’의 자세로 코로나19에 대처해갔다.
견실한 방역 대책 토대 위에 경제 정책 구축을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의령 소득 3만 불 시대 창출 공약을 전면에 내세웠다. 먼저 대다수인 농업인을 위한 ‘농촌부흥프로젝트’ 추진에 나섰다.
‘의령형 최저 수입보장제’를 신설해 농산물가격이 폭락해 손실이 발생한 농업인을 구제하는 제도를 마련했다. ‘스마트 농업’을 위한 주춧돌 놓는 사업도 진행 중이다. 정보통신기술을 농업 전반에 접목한 스마트팜 도입으로 자동화시스템을 구축, 소득 증대를 끌어낼 계획이다.
부실 경영 등으로 도마 위에 올랐던 농업 분야 핵심 사업인 토요애유통 경영 정상화에도 전력을 쏟고 있다. 발 빠르게 비사업용 토지를 매각해 유동자금을 확보하고, 출하 및 수출에 참여하는 농가에게 인센티브를 강화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제2유통센터에 먹거리지원센터를 구축해 거점형 통합 유통 플랫폼을 구성한다는 전략이다.
함양~울산 고속도로 개통에 맞춰 부림일반산업단지를 공영개발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쿠팡을 비롯한 초대형 물류기업 유통단지를 조성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봉수농공단지 등 관내 5개 농공단지의 과감한 지원을 통해 경제활동 인구의 유입을 꾀한다는 방안이다.
◇ 재정 열세? 교육문화관광 드림팀(Dream team)이 온다.
오 군수는 인구가 적은 자치단체가 공통으로 겪고 있는 재정 위기에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이다. 행정서비스 개선을 바탕으로 의령군의 교육, 문화, 관광 인프라를 활용해 재정 역량에 획기적인 모멘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전국 최초의 미래교육기관인 ‘미래교육테마파크’ 건축허가가 승인되어 착공까지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다. 미래교육테마파크는 사업비 500억을 들여 내년 12월 준공 예정이다.
군은 조기 완공을 목표로 창의적 인재 육성을 통한 최고의 명문학군으로 성장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연간 의령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학생과 학부모 등 체험 인원만 70만여 명으로 추산되는데 의령군은 지역의 랜드마크를 넘어 군 발전 성쇠의 열쇠로 보고 사업 추진을 빈틈없이 하고 있다.
‘국립국어사전박물관(가칭)’ 건립을 공언했다. 일제강점기 우리말을 지킨 조선어학회 학자 중 세 분이 의령 출신이다. 국립국어사전박물관은 국어 수난의 역사와 국어 보전, 국어연구, 토박이말의 전승, 우리말과 우리글의 바른 사용 국민운동 전개, 지역문화발전 등의 역할을 목표로 차근히 정책을 가다듬고 있다.
‘관광 의령’을 위한 첫 시작은 순조로웠다. 삼성그룹과 합의로 의령지역 명예도로명에 삼성과 이병철 회장의 이름을 사용하는데 최종 합의했다.
군은 현재 정곡면의 이병철 생가와 함께 관광자원화에 더욱 애쓴다는 방안이다. 또한 10월에는 삼성 이병철회장의 기업가정신을 계승하는 호암문화예술제를 개최해 특색있는 지역 축제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군은 현재 호암문화예술제 TF팀을 운영해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밖에 남강과 낙동강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화정면에서 지정면까지 ‘남가람 명품 100리길’을 조성하여 4계절 특색 있는 테마를 구성, 의령군의 새로운 랜드마크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관광객이 즐겨 찾는 명실공히 명품관광 도시를 만드는 구상에 전념하고 있다.
△ ‘경남의 심장’이 뛴다.
‘1년’...당선 후부터 군수에게 주어진 시간은 1년 남짓한 시간이었다. 호사가들은 벌써 다음을 얘기하고 있다.
오 군수는 “시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방향이 중요한 것이다”며 ”정책이 좋은 방향성을 가지고, 진심이 군민을 향할 때 기회는 다시 올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전에 홈런성 타구와 같은 굵직한 정책을 선보이고, 멋진 호수비로 군민들 방패가 되어 주는 군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구원투수에서 승리 투수로 이어진다고 했다. 오 군수는 “지리적으로 의령은 경남 한가운데 있다”며 “이제 위치뿐만 아니라 기능으로서 경남 한가운데 심장의 역할을 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면서 “지난 100일은 의령의 미래를 준비하고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는 것과 관련된 군정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날들이었다”며 “앞으로의 100일이 중요하다. 굵직굵직하게 다뤘던 주제들을 이제 착수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k755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