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중국이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장악을 ‘미국의 실패’로 규정하면서 미국에 “호전적인 군사정책을 반성하라”고 촉구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7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미국은 걸핏하면 군사 개입으로 전쟁을 일으키는 정책을 펼쳤다”며 이같이 말했다. 화 대변인은 “미국이 민주와 인권이라는 명목으로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하고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행위를 멈추기를 바란다”며 “미국은 대테러라는 이름으로 아프간에서 전쟁을 일으켰지만, 전쟁에서 이겼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지난 20년 동안 미군의 총에 맞아 10만명 이상이 숨졌고, 1000만명 이상이 의지할 곳을 잃었다”고 비난했다. 이어 ‘아프간에서 미국의 임무는 국가 재건이 아닌 테러 대응’이라고 강조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며 “이라크, 시리아, 아프간 등 미군이 가는 곳마다 파괴된 것을 볼 때 미국의 힘과 역할은 건설이 아니라 파괴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화 대변인은 사실상 탈레반 정부를 승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탈레반을 ‘아프간의 새 정권’이라고 칭하고, 아프간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 힘을 보태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화 대변인은 “아프간의 새 정권은 각종 테러 집단과 경계를 분명히 하고 동투르키스탄 이슬람 운동 등 테러 집단을 타격해 아프간이 테러 집단의 집적지가 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며 “중국은 아프간이 가능한 한 빨리 지속적인 평화를 실현하도록 돕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화 대변인은 “중국은 아프간의 최대 이웃으로 주권 독립을 존중하며 내정에 간섭하지 않을 것”이라며 “아프간 탈레반이 온건한 종교정책,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정치구조, 평화적인 대외정책을 실시하기 바란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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