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하며 단란한 가정을 꾸미는 것이 삶의 기쁨인 평범한 경찰관 찰리(니콜라스 케이지). 관심사는 돈뿐이며 허영에 가득 찬 찰리의 아내인 미용사 뮤리얼(로지 페레즈). 조그만 커피숍에서 일하는 마음씨 착한 웨이트리스 이본(브리짓 폰다).
찰리는 복권에 당첨되어 4백만 달러라는 엄청난 당첨금을 받게 된다. 그러자 그는 당첨되면 반을 주겠다는 이본과의 약속을 지킨다. 뮤리얼은 당첨금 반환소송을 걸어 이본에게 준 돈마저도 다 제 것으로 만든다. 이런 상황에서도 찰리와 이본은 사랑에 빠지게 되고, 정신적․경제적으로 가장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가진 돈을 모두 털어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준다. 그들의 선행이 신문에 보도되고, 이로 인해 각지에서 보낸 격려편지와 60만 달러나 되는 돈을 받고 다시 용기를 얻는다. 한편, 허영에 찬 생활을 하던 뮤리얼은 사기꾼에 속아 돈을 다 날리고 과거의 미용사로 돌아간다.
현대사회는 돈이면 안 되는 일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물질만능의 사회이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말하는 것처럼 돈은 수단에 불과한 것이지, 돈 자체가 행복을 가져다주지는 않는다. 돈이 사람을 따라야지 사람이 돈을 따르면 안 된다는 말과도 같이, 그러한 물질적 부를 담을 수 있는 그릇이 되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영화 속 뮤리얼과 찰리를 비교해보며 이를 살펴보자. 뮤리얼은 돈만 많이 있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고 그것이 바로 행복이라고 생각하는 반면, 찰리는 “당신 때문에 내가 있는데”란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세상에는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 결과는 돈만 좋아한 뮤리얼은 불행해졌지만, 찰리는 행복을 얻었다. 그 이유는 찰리는 남을 도와주고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사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돈을 많이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뮤리얼은 그와는 정반대의 삶을 살길 원하기 때문에 돈이 없는 그녀는 행복할 수조차 없다.
흔히 우리의 삶은 도박에 비유되곤 한다. ‘일확천금’이라는 유혹에 쉽게 넘어가는 나약함 외에도, 매 순간마다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그러면 이 영화에서 나타난 복권에 대하여 살펴보자.
‘제비를 뽑아서 맞는 표에 대해 많은 배당을 주는 표찰’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갖는 복권(lotto, 福券)은 ‘행운’이라는 뜻의 이탈리아어에서 유래되었다. 현대에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 등에서 수행하고자 하는 사업목적에 맞는 사업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발행하는 당첨금이 따르는 표’로 정의된다. 복권은 사행성을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국민의 세금부담을 경감시키기도 하며, 소득재분배효과가 있으며, 나아가 성공적인 수익기금 조성으로 사회발전에 이바지한다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따라서, 복권에 대한 평가는 사람들의 태도에 따라 이를 건전한(?) 꿈의 공장으로 볼 것인지 그렇지 않은 지를 판가름해야 할 것 같다. 물론, 영화 속의 뮤리얼 같이 되었다면 당첨되지 않은 것만 못할 것이다.
‘매 순간을 감사하면서 살고, 남에게 인색하게 하지 않는’ 가치관이 정립되어 있다면, 대박에도 흔들림이 없을 것이다. ‘아무나 할 수 없는 일, 동화 속에나 나오는 일’인 것 같은 영화 속의 이야기가 그리워진다. 라 로슈프코가 한 말을 소개하며 이 글을 맺는다.
“근본적으로 행복과 불행은 그 크기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작은 것도 커지고, 큰 것도 작아질 수 있는 것이다. 가장 현명한 사람은 큰 불행도 작게 처리해 버린다. 어리석은 사람은 조그마한 불행을 현미경으로 확대해서 스스로 큰 고민 속에 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