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하면 된다>는 우연한 사고로 보험금을 지급 받게 된 위의 가족이 보험사기단화(化)되는 엽기적인 행각을 보여준다. 문제의 심각성은 이 영화의 내용이 보험을 둘러 싼 우리 사회의 ‘범죄불감증’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데 있다. 이 영화가 상영된 후, 보험업계에서 이 영화를 보고 모방범죄가 일어날 것을 우려하여 항의를 했다고 한다. 그러나 현실 세계에서는 이 영화의 차원을 넘어 패륜화․저연령화․조직화․지능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데, 보험범죄는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다.
보험은 ‘일인은 만인을 위하여 만인은 일인을 위하여’라는 상부상조의 정신을 구현한 제도로, 우연한 사고의 발생에 대처하는 제도이다. 따라서 보험의 대상이 되는 사고는 우연성과 불확실성을 갖추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보험사기’는 ‘보험가입자나 피해자가 부당하게 낮은 보험료를 지불하거나 또는 부당하게 많은 보험금을 지급 받기 위한 목적으로, 고의적이고 악의적으로 타인 또는 자신의 신체에 상해를 유발시키거나 사고를 조작하는 행위’를 총칭한다.
금융감독원의 ‘2020년 보험사기 적발통계’에 의하면, 보험사기 적발 금액(이하 반올림한 수치임)은 2018년 7982억 원, 2019년 8809억 원, 2020년 8986억 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적발 인원은 2018년 79,179명, 2019년 92,538명, 2020년 98,826명으로 2020년에는 2019년보다 6,288명(6.8%) 증가하였다. 사기에 악용된 보험유형은 2020년도 손해보험 적발 금액이 8215억 원으로 전체 보험사기 중 대부분(91.4%)을 차지했다. 생명보험 비중은 771억 원(8.6%) 수준이었다.
특히, 요양병원 입원비 등을 지급하는 ‘장기손해보험’ 적발액이 3916억(43.6%) 원으로 ‘자동차 손해보험’ 적발액 3830억 원(42.6%)을 넘어섰다. 보험사기 유형별로는 사고내용조작, 고지의무위반 등의 ‘허위․과다 사고’ 5914억 원(65.8%), 자살․자해, 고의충돌 등의 ‘고의 사고’ 1385억 원(15.4%), 사고피해 과장, 병원 과장 청구 등의 ‘피해과장 사고’(자동차) 878억 원(9.8%)으로 파악되었다. 보험사기로 적발된 인원을 직업별로 구분해보면, 회사원(보험 외) 19,178명(19.4%), 전업주부 10,702명(10.8%), 무직․일용직(전업주부 제외 10,338명(10.5%) 그 외 학생, 운수업종사자(차량), 기타일반자영업자 등 순이었다.
우리 사회에서는 ‘교통사고를 조작하여 보험금을 타내는 자해공갈단과 이를 묵인하는 의사, 고의 접촉사고를 일으킨 택시운전자, 사업장에 고의로 방화를 하여 보험금을 챙기는 사업주, 채무자를 보험에 가입시킨 후 자살을 교사한 사채업자, 부인을 고액보험에 분산 가입시키고 납치하여 살해를 기도한 남편, 어린 아들에게 상처를 입히고 보험금을 타려고 자작극을 벌인 아버지, 상해보험에 가입한 후 보험금을 타기위해 자해를 한 보험설계사’ 등의 보험사기극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보험사기는 당사자에게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며, 우리 모두에게 관련된 문제이다. ‘예측불가능한 미래에 대한 준비’로서의 보험은, 영화 속 표현대로 ‘지구상에서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아름답고, 고마운 발명품’이 분명하다. 그러나 영화에서처럼 ‘하면 된다!’, ‘안 되면 되게 하라!’는 신념으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게 되면 불행에 이르게 된다. 따라서 우리 스스로 올바른 신념을 지니고 잘 가꾸어 발전시켜나가도록 노력하는 것이 바로 우리 자신을 위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