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쿠키뉴스] 최재용 기자 =최근 대구 달서구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백신을 접종하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코로나19 백신 오접종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8일 대구 달서구보건소에 따르면 지난 2일과 3일 달서구 한 중급병원에서 냉장 유통기한이 1~2일 지난 백신을 20~50대 61명에게 접종했다.
해당 병원은 유통기한이 지난 백신을 맞은 접종자들에게 이 같은 사실을 통보했으나 현재까지 이상 반응을 보인 사람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지난달 26일에도 수성구의 한 병원에서 백신 접종자 7명이 유통기한이 4일 지난 화이자 백신을 접종 받았다.
당시 백신 담당자가 교체되는 과정에서 인수인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사고로 연결된 것으로 확인됐다.
백신 오접종이 잇따르자 대구시는 각 병·의원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백신이 보관돼 있는지 전수조사를 벌였으나 추가 사례는 나오지 않았다.
백신 오접종 소식이 일부 시민들은 백신 접종을 예약을 미루는 등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북구에 사는 주부 이모(39)씨는 “추석연휴 다음날 예약했는데 부작용이나 오접종 소식이 들릴 때마다 백신을 맞을지 고민이 된다”면서 “예전에 간호사로 일을 해서 부작용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고 있기에 더욱 무섭다”고 말했다.
회사원 이모(33)씨는 “백신 자체도 무서운데 자꾸 오접종 소식을 들으니까 백신을 맞기가 너무 겁난다”면서 “접종하기 전에 병원에서 유통기한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불안해했다.
지역 온라인 모임에서도 백신 오접종은 핫한 주제다.
한 누리꾼은 자신의 SNS에 “예약해둔 백신 접종을 취소했다”면서 “우유를 하나 먹어도 유통기한을 확인하는 게 기본인데, 어떻게 의약품 유통기한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접종자들이 잘못되면 평생 어쩌려고 그런 실수를 했냐”고 쓴 소리를 뱉었다.
대구경북지역 맘카페 ‘대구맘365’에서 한 회원은 “병원에서 코로나 접종 관련 업무를 하는데 정말 철저하게 준비한다”면서 “이런 소식 들을 때마다 한꺼번에 욕먹는 기분이라 허무하고 맥 빠진다”고 허탈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우리복지시민연합도 이날 성명을 내고 “백신 오접종과 대구시 방역당국의 뒷북 대응이 백신 접종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민연합은 “단순 실수라는 백신 오접종 사례가 쌓이면 방역당국의 신뢰를 갉아먹고, 불신이 더 커지게 된다”며 “생명과 직결되고 일상을 회복하고자 하는 시민의 열망을 대구시 방역당국과 의료계가 명심하고 강도 높은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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