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보다 대선’ 기재부 국감, 파행에 파행 [2021 국감]

‘민생보다 대선’ 기재부 국감, 파행에 파행 [2021 국감]

‘대장동 개발사업’ 논란 2일째 이어져…오후께 국감 시작
가계부채 급증 논란에 홍남기 “10월 초 대책 발표하겠다”

기사승인 2021-10-05 21:01:57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릴 예정이던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인쇄물 제거 문제로 개의가 지연되자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국민의힘 소속 위원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5일 오전 10시에 예정됐던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국정감사가 파행을 거듭하면서 난항을 겪다 오후에 뒤늦게 시작됐다. 여야 의원들이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과 관련해 ‘손피켓’ 문제로 충돌을 겪으면서다. 

그나마 지연되던 국정감사는 오후께 돼서야 겨우 진행됐다. 이날 기재부 국감은 1800조원을 돌파한 가계부채 문제와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개정안에 따른 암호화폐 관련 사항들이 논의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 국정감사가 대장동 개발 관련으로 오전 내내 파행됐다. 사진=연합뉴스

‘대장동 개발사업’ 갑론을박…오전 내내 국감 파행

5일 국회는 국정감사 2일차에 돌입했다. 이날 국정감사는 법사위(법무부 등), 정무위(공정거래위원회 등), 기재위(기획재정부), 교육위(국가평생교육진흥원 등), 과방위(방송통신위원회 등), 국방위(국방부), 문체위(문화재청 등), 농해수위(농림축산식품부), 산자위(산업통상자원부), 환노위(환경부), 국토위(국토교통부 등), 행안위(경찰청)까지 총 12개 상임위에서 감사가 진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국감 첫날이었던 지난 1일과 마찬가지로 각각의 국감장에서 마찰이 빚어졌다. 특히 고발사주나 대장동 의혹과 관계 없는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도 동일한 광경이 벌어졌다.

이날 기재부 국감장에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다’라고 적힌 피켓을 붙이고 나왔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아빠의 힘, 돈 받은 자가 범인’ 등의 내용이 적힌 피켓으로 응수했다.

다행히 여야 간사의 합의에 따라 오전내내 미뤄지던 기재부 국정감사는 오후부터 개의가 시작됐지만, 여전히 여야간 의원들의 신경전은 이어졌다. 류성걸 국민의힘 간사는 “기재위가 정상적으로 국감을 실시하지 못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며 “10시 개의면 시작한 후 그 안에서 공방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국감 자체가 개시되지 못한 건 다시 한 번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에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감은 국감대로 하고 정장은 정쟁대로 해야 한다"며 "소 키우는 사람은 소를 키워야 할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는 “1년에 한 번 하는 국감은 국감대로 진행해야 한다”며 “국감장을 정쟁의 장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 출석해 정의당 장혜영 의원,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가계부채 급증에…홍남기 “10월 초 대책 발표하겠다”

오후부터 시작된 기재부 국감장서 가장 먼저 나온 이야기는 1800조원을 돌파한 가계부채 대책이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가계신용(빚) 잔액은 1805조9000억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41조2000억원 늘었다. 2분기 기준 가계신용 증가폭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월 초 발표하는 가계부채 대책에 서민과 실수요자가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일부 은행이 주택담보 집단대출과 전세대출 한도를 축소·중단하면서 자금 계획을 세워 주택구매를 준비 중이던 실수요자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며 가계부채 관리강화로 인한 부작용에 대해 지적하자 홍 부총리는 “같은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답변했다.

정부 및 금융당국이 대출총량 규제를 강화하자 시중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크게 높여 중도금 대출 등 집단 대출이나 서민 대상의 전세자금 대출 등이 막히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본 것.

홍 부총리는 “대출의 총량을 관리할 필요가 있어 전년 대비 6%로 목표를 설정하다보니 은행들이 하반기 대출량을 관리하면서 제약이 생긴 것 같다”며 “실수요자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10월 초 발표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남기 부총리가 5일 국회에 출석해 질의에 응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소상공인 손실보전, 예산 부족하면 기금 동원한다

기획재정부는 소상공인 손실보상을 위한 예산이 부족할 경우 기금을 동원해서라도 보상을 해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앞서 제출한 업무보고 자료를 통해 “3분기에 (손실보상) 추가 소요가 발생할 경우 기금 여유자금 등으로 지원하고 내년 예산 증액 여부는 방역 상황 등을 고려해 국회 심의과정에서 논의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현재 소상공인 손실보상은 법제 의무화가 이미 완료된 상태다. 피해가 측정되면 정부는 의무적으로 금전적 손해를 보상해야 한다.

당초 정부는 소상공인 손실보상을 위한 예산을 올해분으로 1조원, 내년 예산안 상에 1조8000억원을 책정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코로나19 4차 확산으로  손실보상을 받아야 할 소상공인 숫자와 보상액은 크게 늘었다. 이로 인해 손실보상 대상 업체는 100만 곳이 넘고, 필요 보상액도 2조∼3조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홍 부총리는 “손실액은 순수하게 정부가 제한을 가한 이유 때문에 발생한 것도 있고 다른 이유도 있다”며 “손실보상 대상자가 아닌 여러 사업자가 용인할 수 있는 한도도 있으므로 종합적으로 고려해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50조원 규모 현금 지원에 이어 소상공인 손실보상제의 본격 시행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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