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쿠키뉴스] 한상욱 기자 = ‘희귀질병’을 앓고 있는 A씨는 모친과 함께 살고 있는 기초생활 수급자이다. 기초생활 수급자 급여만으로는 약값을 감당할 수 없는 그는 근처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그동안 수급비와 형제자매가 보태주는 돈으로 약값을 감당해 내야 했던 A씨는 가족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구했다.
그러자 곧 행정복지센터에서 기초생활 수급자 자격을 상실한다고 통보했다. 기초생활 수급자가 경제활동을 할 경우 자격이 상실된다는 규정 때문이다.
A씨는 “약값만으로도 한 달 백만 원이 넘는다. ‘희귀질병’이라 의료혜택도 받지 못한다. 그동안 (경제 사정이 좋지 않아)많은 돈을 가족들이 부담해 항상 미안했는데, (할 수 있는 시간까지 몸만 버틴다면)아르바이트라도 해서 조금이라도 벌면서 부담을 줄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달 90여만 원의 수급자급여 지원 만으로는 약값과 생활비를 감당할 수 없다. (하루에도)죽고 싶다는 생각이 한두 번 드는 것이 아니다”라며 “일하면 수급자 자격 탈락이고..., 어떻게 살라는 말인가”라면서 울분의 심정을 토로했다.
‘기초생활수급자’란 생계가 곤란한 저소득층이 생계, 의료, 주거, 교육, 기타 현물 지원 등을 받는 제도이다.
2021년 생계급여 선정 및 급여기준은 기준 중위소득 30%로 이하로, 1인 가구:548,349원, 2인 가구:926,424원, 3인 가구:1,195,1853원, 4인 가구:1,462,887원, 5인 가구:1,727,212원 이다.
A씨의 경우처럼 희귀질병 및 특수한 조건에 있는 기초생활 수급자들은 수급자 급여만으로는 살수 없다. 급여와 함께 사지가 멀쩡해 신체가 버틸수 만 있다면 몇 시간 정도의 아르바이트를 포함한 경제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하며 그 사실로 기초생활수급자 자격을 상실하지 않는 제도적 장치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많은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 중 기초생활 수급자이고 치료할 수 있는 약이 수급자 의료지원으로는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약이 없어서'가 아니라 '돈이 없어서' 그리고 그 약값을 지불하고 나면 '생활을 할 수 없어서'라는 절망적인 조건이 그들에겐 항상 꼬리표처럼 따라 붙는다.
이제는 선진국 반열에 올라선 대한민국. 1인당 GDP가 G7(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중 한 국가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되며, 유럽국가와도 견줄 수 있는 의료보험체계와 사회복지체계를 지니고 있는 ‘사회복지 대한민국’.
한편으론 ‘희귀질병’이란 병명으로 대체 약이 전무한 가운데 복지 사각지대에서 온전히 그 전부를 삶에 짊어지고 가는 가난한 국민들. 누구를 위한 선진국이고 누구를 위한 G7이며 누구를 위한 나라인지 우리 스스로에게 물어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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