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구단은 2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콘테 감독과 2023년 6월까지 계약을 맺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토트넘은 지난 1일 누누 산투 감독을 포함, 이안 카스로, 루이 바르보사, 안토니오 디아스 코치 등을 경질했다고 발표했다. 누누 감독은 시즌 초반 토트넘의 3연승을 이끌며 팀을 리그 1위로 이끌었지만, 공격 전술이 부족하다는 비판에 시달리는 등 7경기에서 2승 5패를 기록하며 침몰했다. 토트넘은 현재 리그 9위(승점 15점)로 쳐져있다.
토트넘은 지난 여름 누누 감독을 데려오기 이전부터 콘테 감독을 사령탑 후보로 고려한 바 있다. 당시에는 협상이 틀어졌지만, 토트넘의 다니엘 레비 회장과 파비오 파라티치 단장이 이번에는 적극적으로 나서 콘테 감독을 설득하는데 성공했다. 콘테 감독은 오는 5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컨퍼런스리그' 비테세(네덜란드)와의 경기를 통해 토트넘 데뷔전을 치른다.
◆ ‘우승 청부사’ 콘테
콘테 감독은 ‘우승 청부사’로 불린다.
2011년 유벤투스의 감독으로 부임한 콘테 감독은 유벤투스의 전성기를 만든 장본인이다. 유벤투스는 승부 조작 논란으로 세리에B로 강등됐다가 승격 후 두 시즌 연속 7위로 부진했지만, 콘테 감독 부임 후 첫 시즌 더블(2개 대회에서 우승)을 비롯해 리그 3연패를 달성하며 명문 구단으로 재도약했다.
이후 콘테 감독은 이탈리아 대표팀을 이끌다가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첼시의 지휘봉을 잡았다. 곧장 EPL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명장 반열에 올렸고, 2019년부터는 인터밀란 사령탑으로 2020∼2021시즌 세리에A 정상에 오른 뒤 물러났다.
콘테 감독은 전술 기량이 뛰어난 감독이다. 대세였던 포백 전술에서 스리백 전술을 유행시키며 축구의 트렌드를 바꾼 인물이다. 이반 페리시치, 빅터 모제스를 윙어 자원들을 윙백으로 탈바꿈하는 데도 성공했다. 선수 육성에도 일가견이 있다. 폴 포그바, 로멜루 루카쿠, 니콜로 바렐라 등 수많은 유망주들이 콘테 감독 밑에서 잠재성을 폭발했다.
◆ 짠돌이 레비도 콘테 위해 ‘돈다발’ 푼다
우승을 갈망하고 있는 토트넘은 콘테 감독을 위해 화끈한 지원을 약속했다.
해외 매체들을 종합해보면 레비 회장은 다음 이적 시장에 이적료 1억 유로(약 1363억 원) 가까이 콘테 감독에게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이탈리아 매체 칼치오메르카토는 콘테 감독이 토트넘에 2억 8000만유로(약 3820억원)의 어마어마한 이적 예산을 요청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레비 회장의 지원에 모두가 놀라는 분위기다. 레비 회장은 이적 시장에서 제대로 된 선수 보강을 하지 않아 유럽 축구계에서 짠돌이 이미지가 강한 인물이다. 지난해 무리뉴 감독을 위해 약 6000만 유로(약 900억원)을 지출한 바 있는데, 이보다 훨씬 높은 금액을 지원하기로 약속하면서 콘테 감독에 대한 기대치를 보이고 있다.
부임 직후 곧바로 팀 훈련에 참관한 콘테 감독은 곧장 겨울 이적시장에 영입할 선수들을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콘테 감독의 영입 리스트에는 세리에A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대거 물망에 오른 것으로 확인된다. 인터 밀란 시절 제자들인 마르첼로 보르조비치, 니콜라 바렐라, 스테판 데 브레이, 알렉산드로 바스토니 등이 예상 영입 명단에 등재됐다.
이외에도 AC 밀란의 프랭크 케시에와 알레시오 로마뇰리 역시 콘테 감독이 원하는 선수이며, 토트넘이 지난 여름 해리 케인의 대체자로 영입을 고려했던 피오렌티나의 특급 스트라이커 두산 블라호비치 등도 영입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 손흥민 활용법은?
축구팬들의 관심은 콘테 감독의 손흥민 활용법으로 모아진다. 선수들에게 많은 활동량을 요구하는 콘테 감독의 스타일을 고려하면, 손흥민의 가치는 더욱 높아진다.
콘테 감독은 좌우 윙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스리백을 기본 전술로 삼으며 상황에 따라 3-4-3 포메이션이나 3-5-2 포메이션을 활용한다. 손흥민은 3-4-3 포메이션에서는 윙포워드로, 3-5-2 포메이션에서는 투톱 자원으로 해리 케인과 손발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인 유로스포츠는 지난 2일 토트넘의 베스트 일레븐을 예측하며 “콘테 감독은 유벤투스에서 고전적인 3-5-2를 썼고 첼시에서는 3-4-3, 인터 밀란에는 다시 3-5-2로 돌아갔다”라며 “콘테 감독은 토트넘에서도 3-5-2를 쓸 것이다. 손흥민이 스트라이커로 뛰는 걸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매체는 손흥민과 케인이 지난 시즌 인터 밀란을 우승으로 이끈 라우타로 마르티네즈-로멜루 루카쿠와 유사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어 매체는 손흥민을 키플레이어로 손꼽으며 “그는 토트넘에서 전술적으로 가장 흥미로운 선수라 콘테 감독도 그를 완전히 사랑할 것이다. 그는 이미 검증된 스코어러다”라며 “손흥민은 필요할 때 상대 수비수를 압박할 수 있으며, 어디에서나 득점할 수 있는 선수다. 케인을 공격진에서 고립시키지 않을 뿐 아니라 조금 더 자유로운 움직임을 보장할 것”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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