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양시의 역점사업인 ‘서안양 친환경 융합스마트밸리 조성사업’(박달 스마트밸리 사업)이 결국 법적 공방으로 치달았다.
이 사업에 참여한 민간업체인 NH투자증권 컨소시엄이 지난 14일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에 ‘재심사 중단 가처분’ 신청을 냈기 때문이다.
재공모ㆍ재심사로 ‘특정업체 밀어주기’ 의혹까지 나오면서 스스로 공정성을 상실한 안양도시공사가 이번 사태를 자초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정치권도 가세한 문제 제기-잇따른 기자회견 통해 공정성 강조
국민의힘 안양시 3개 당원협의회와 안양시의회 국민의힘 교섭단체 관계자들은 25일 안양시청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안양시가 구성한 대책위원회(10인)에 이번 사태의 책임선상에 있는 시 공무원 6명이나 들었다”며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은 물론 악화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무마용”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안양시 실무책임자인 A 과장을 우선 경질하고 공정한 전문가를 채용하라”며 민간사업자 공모지침서 변경 및 심사방법 등을 포함한 전면적인 재검토도 요구했다.
국힘의힘 교섭단체는 이어 “우리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1인시위와 가두시위, 현수막 게시 등을 통해 최대호 시장과 안양시 행정 난맥상을 시민들에게 알리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피력했다.
이들은 또 “시의회 차원의 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진상을 파악하고 그 결과를 시민들과 언론에 밝히겠다”며 최 시장의 조속한 결단을 촉구했다.
앞서 시의회 국민의힘 음경택 의원은 지난 4일과 10일 두 차례 기자회견을 통해 박달 스마트밸리 사업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고, 12일에는 더불어민주당 강득구(안양 만안) 국회의원도 이 사업의 투명한 진행을 위한 대책위 구성 등을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논란이 커지자 이 사업의 개발본부장이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지난 6일 사직했다.
안양도시공사 관계자는 이날 “이미 재심사 공고를 냈기 때문에 향후 대책위 자문 등을 통해 절차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달 스마트밸리 조성-낙후된 박달동 지형 바꿀 대형 사업
박달 스마트밸리 조성은 만안구 박달동 탄약부대 일대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306만㎡ 부지 중 3분의 1 정도에 대체 시설(지하화)을 설치해 국방부에 기부하고, 나머지 땅에 첨단사업과 주거, 문화시설이 들어서는 복합단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총 사업비는 1조2000억여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며, 지난달 재공모에는 GS건설,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대림건설 등과 연계한 4개 컨소시엄 대표사가 참여했다.
논란은 사업을 주관하는 안양도시공사가 지난해 9월 ‘공익성 제고’라는 석연치 않은 이유를 들어 민간사업자 재공모를 실시하면서 불거졌다.
당시 논란이 됐던 성남시 대장동 사업에 참여한 ‘천화동인 4호’가 사명을 ㈜엔에스제이홀딩스로 바꾸고 사업 참여의향서를 제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를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같은 해 12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놓고 공모심사위원회가 열렸으나 채점까지 끝낸 상태에서 국방ㆍ군사 부문 심사위원 1명의 자격시비가 일자 안양도시공사는 결과발표를 미루다 지난 7일 재심사를 결정했다. 이에 NH투자증권 컨소시엄은 최근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서면서 논란은 확산되고 있다.
안양=김태영 기자 ktynews@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