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수원FC를 상대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는데, 올해는 시작을 잘 끊었다.”
박건하 감독이 이끄는 수원 삼성은 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2’ 2라운드 수원FC와 맞대결에서 박형진의 결승골에 힘입어 1대 0으로 승리했다.
개막전에서 인천 유나이티드에 패배했던 수원 삼성은 시즌 첫 승리를 신고했다. 아울러 지난 시즌 한 차례도 이기지 못한 수원FC를 상대로 5경기 만에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박 감독은 “시즌 홈 개막 경기였는데 팬들 앞에서 승리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 지난해에 수원FC를 상대로 승리가 없었는데, 복잡한 부분을 해소하고 잘 시작한 것 같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준비할 때 수원FC의 높이나 힘을 대처하려 했다. 선수들이 잘 막아내줘 승리할 수 있었다”라고 경기 총평을 내렸다.
수원 삼성은 이날 경기에서 주축 선수들이 대거 빠졌다. 지난 경기에서 공격수 김건희가 퇴장당해 징계로 나서지 못했고, 외국인 선수 사리치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당분간 결장한다. 여기에 핵심 수비수인 이기제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격리된 상태다. 이로 인해 수원 삼성이 고전할 거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수원 삼성은 ‘선 수비 후 역습’을 컨셉으로 경기를 펼쳤다. 수원FC의 공세에 밀리던 수원 삼성은 전반 21분 후반에서 올라온 볼을 박형진이 기습적으로 파고들어 골을 만들어냈다. 평소 이기제의 백업 선수였던 그는 이날 종횡무진 활약을 펼치며 누수를 잘 메웠다.
박 감독은 “이기제가 훈련도 다 소화한 상황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큰 이상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인 훈련 프로그램도 줬다”며 “경기에 나서면 박형진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기제의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박형진에게는 좋은 기회가 됐다. 팀에는 도움이 됐다”고 박형진을 칭찬했다.
수비에서는 양형모의 선방이 빛났다. 전반 14분 니실라의 페널티킥을 막아냈고, 후반 11분에는 이승우의 하프발리슛을 얼굴로 막아내는 등 수원FC의 공격을 몸을 날려 저지했다.
박 감독은 “양형모의 선방이 있었기에 승리할 수 있었다.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라며 “오늘은 공격보다 수비에 중점 뒀다. 수원FC가 장신 공격수를 이용해 힘이 들었는데, 새로 온 선수들 합류해 공격하다 보니 수비나 조직적 부분에서도 적응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적생 정승원에 대해선 “정승원은 어떤 포지션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다. 팀을 운영하는 데 있어 큰 도움이 된다”라며 “아직 완벽한 컨디션은 아니지만, 기본적인 활동량과 전술적인 이해도가 높은 선수다. 드리블이나 공간 침투 능력도 좋다. 컨디션이 더 올라온다면 득점도 기대해볼만 하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끝으로 박 감독은 “수원FC를 이기겠다는 정신적인 준비가 잘 됐다. 작년에는 한 번도 못 이겨서 이번엔 홈에서 꼭 이기고자 하는 의지 있었다”라며 “선수뿐만 아니라 팬들이 승리에 대한 열망을 많이 가지고 계실 거라 생각한다. 자존심도 많이 상하셨을 것이다. 안방 개막 승리도 의미가 있지만 홈에서 이전 기록을 끝내 의미 깊다”고 평가했다.
수원=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