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가 시즌 초반 예상 밖 부진에 빠졌다.
전북은 K리그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이다. 2010년대 들어 과감한 투자를 이어간 전북은 K리그에서 통산 9회 우승을 달성했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전무후무 5년 연속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명실상부 K리그 최고의 팀으로 발돋움했다. ‘어우전(어차피 우승은 전북)’이라는 단어도 나올 정도였다.
올 시즌에도 전북은 유력한 우승 후보였다. 개막 전 미디어데이에서 K리그1 감독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누가 우승할 것 같느냐”는 질문에 5팀의 감독이 전북을 꼽았다. 많은 전문가들 역시 전북의 강세가 새 시즌에도 이어지리라 내다봤다.
하지만 전북은 시즌 첫 2경기에서 1승 1무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지만, 이후 3연패를 당하면서 리그 11위(승점 4점)까지 추락했다. 포항 스틸러스, 울산 현대, 제주 유나이티드 등 강팀들을 상대했다지만 전북의 3연패는 낯설기만 하다.
2년 차를 맞이한 김상식 전북 감독의 전술이 지난 시즌과 크게 다르지 않아 상대팀에게 읽히고 있다. 22세 이하(U-22) 선수도 부족해 교체 카드 사용도 다른 팀에 비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팀을 대표하던 단어인 ‘닥공(닥치고 공격)’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올해 전북의 창끝이 무디다.
지난해 최다 득점(71골)을 기록한 전북은 올 시즌 5경기에서 단 2골에 그쳤다. 5경기에서 슈팅 48개를 쏟아냈는데, 유효 슈팅은 12개로 25%에 불과하다. 지난 시즌 각각 15골씩 넣은 ‘외국인 쌍포’ 일류첸코와 구스타보가 아직까지 무득점이다.
이들을 뒤에서 받쳐줄 2선 자원들은 각자의 이유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팀의 핵심 선수인 한교원이 부상으로 현재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문선민도 최근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외국인 선수 바로우는 아직 입국조차 하지 않았다. 송민규, 쿠니모토에 가하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
수비진의 상황도 그리 좋지 않다. 현재 경기당 평균 1골을 내주고 있다. 지난 시즌 전북은 38경기에서 37골만 실점하며 리그 최소 실점팀으로 자리했다. 경기당 평균 실점이 1골을 넘지 않는 유일한 팀이었다.
현재 전북의 수비진은 백퍼센트 전력이 아니다. 측면 수비수인 이용과 이유현이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다.
센터백 부재는 전북의 가장 큰 고민이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김민혁이 자유 계약(FA) 신분으로 성남FC으로 이적했다. 지난 시즌 MVP인 홍정호가 건재하지만 그를 보좌할 파트너가 부족한 상황이다. 구자룡과 최보경이 있지만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선수들이고, 두 선수 모두 지난 시즌 출전 수가 20경기를 넘지 못한다.
전북은 올 시즌을 앞두고 센터백 영입에 공을 들였다. 하지만 모두 실패로 끝났다. 1순위 타깃이었던 권경원은 일본의 감바 오사카로 이적했다. 대안이었던 임채민은 중국 슈퍼리그(CSL)의 선전 FC 이적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외에도 대구FC의 센터백 정태욱과 김진혁, 성남에 둥지를 튼 권완규 등과 접촉했지만 모두 영입에 실패했다. 이로 인해 ‘신입생’ 수비형 미드필더 박진섭이 센터백을 소화하는 상황이다.
3연패 충격에 휩싸인 전북은 이적시장이 닫히기 전 막바지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구 센터백 김우석, LA FC 풀백 김문환, 부산 아이파크 미드필더 김진규 등과 접촉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이적시장은 오는 25일까지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