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을 조심하면 웃음꽃이 피어난다 [기고]

불꽃을 조심하면 웃음꽃이 피어난다 [기고]

기사승인 2022-04-10 15:32:27
이인중 영주소방서장. (영주소방서 제공) 2022.04.10
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날의 따뜻한 바람과 화창한 기운이 가득한 춘풍화기(春風和氣)의 계절이 왔다. 영주시에도 서천벚꽃길 등 봄의 향기를 만끽할 수 있는 여러 명소가 있어 시민들의 봄맞이 외출이 잦아지고 있다.

안타깝게도 봄은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한순간의 부주의로 모든 것을 소실시키는 화재가 자주 발생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최근 5년간 계절별로 발생한 화재 통계를 살펴보면 봄철이 28.2%로 다른 계절에 비해 높았다. 난방기기 사용 등으로 화재가 자주 발생하는 겨울철보다 따스한 봄철에 화재가 더 자주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상학적으로 봄철은 사계절 중 습도가 가장 낮으며 다른 계절에 비해 바람도 강하게 불어서 작은 불꽃만 있어도 화재가 발생하는데 최적의 조건을 가지고 있다. 역대 최장기, 최대 피해를 기록한 이번 동해안 산불 역시 그 시작은 작은 불꽃이었다. 또한 봄철 캠핑족이 늘어나면서 전기적 요인이나 불씨 관리 소홀 등으로 인해 캠핑장 화재사고도 빈번히 일어난다. 하지만 무엇보다 봄철 화재의 가장 큰 원인은 느슨해진 안전의식 때문이다.

겨울철 화재에 대한 경각심이 상대적으로 높아 스스로 주의하며 안전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지만, 봄철이 되면 포근한 날씨 탓에 나른해진 몸과 마음으로 부주의로 인한 사고가 자주 발생하게 된다.

화재원인을 살펴봐도 부주의로 인한 화재가 57.2%로 가장 많았고, 화재 발생 장소는 22.9%로 주거시설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 이와 같은 화재 통계와 봄철 특성을 바탕으로 봄철 화재예방을 위한 몇 가지 예방 안을 당부하고자 한다.

첫째, 등산을 할 때는 라이터나 성냥 등의 화기물질을 소지하지 말고, 절대로 담배나 불법 취사행위를 해서는 안 되며, 산과 가까운 곳에서는 논·밭 태우기를 하지 않는다. 특히 산은 작은 불씨만 날려도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가연물이 천지에 널려 있어 바로 대형 산불로 이어질 수 있으니 각별히 경각심을 갖고 주의해야 한다.

둘째, 캠핑 등 야외 활동을 할 때는 불법 소각행위를 하지 않고, 불을 피울 때는 지정된 장소에서만 불을 피워야 한다. 남은 불씨는 다시 살아나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확인하고, 화재와 일산화탄소 중독의 위험이 높으니 취침 시에는 될 수 있으면 침낭이나 핫팩 등을 활용해 체온을 유지한다.

셋째, 주택 내에서는 하나의 콘센트에 여러 개의 전기기구를 문어발식으로 사용하지 않고 전기용량에 맞게 사용해야 하며, 전기제품은 KS 또는 공인된 인증제품만 사용한다. 여행 등 장시간 외출 시에는 가스 밸브를 잘 잠그고, 전기기구의 플러그를 모두 뽑거나 스위치를 꺼야 하며, 불이 나기 쉬운 주방 화재를 대비해 식용유 화재에 최적화된 K급 소화기를 비치해 둬야 한다.

마지막으로 실제로 화재가 날 경우를 대비해 평상시 가족들과 함께 대피 계획을 세워보고 정기적으로 훈련해 보는 습관이 매우 중요하다. 여러 가지 화재유형을 고려해 가족 구성원 간에 상황별로 역할을 정하여 대피요령과 소화방법도 익혀 보기 바란다.

이번 봄은 부디 작은 불꽃도 주의하며 가족과 함께 철저한 안전수칙을 실천하여 웃음꽃이 만개한 행복하고 안전한 계절이 되길 기대해 본다.

※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소 다를 수 있습니다.
권기웅 기자
zebo15@kukinews.com
권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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