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커뮤니티 활성화를 목표로 하는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이 자체 가이드라인 강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부 이용자를 중심으로 종교, 정치, 만남 등을 목적으로 한 불쾌한 접근이 많아지고 있어서다. 당근마켓은 신고제 도입 등을 통해 이같은 이용자를 걸러낸다는 방침이다.
당근마켓이 사회적 거리두기로 잠시 중단했던 ‘같이해요’ 서비스를 개편해 지난주 오픈했다. ‘같이해요’는 혼자 하기 어려운 일들이나 재미난 경험을 이웃과 함께 해결하거나 나누는 서비스다. 활동의 목적이나 성격에 따라 그룹채팅에 참여할 수 있는 모집 연령과 성별, 인원수를 설정할 수 있으며 활동 날짜, 시간, 장소도 미리 설정해 공지할 수 있다.
예컨대 또래 엄마들과 육아 고민을 나누고 싶은 30대 초보 육아맘, 집 앞 공원에서 농구를 하고 싶은 20대 남성 직장인, 동년배 이웃들과 등산모임을 하고 싶은 20대 등으로 말이다. 당근마켓은 같이해요 서비스를 서울 지역을 시작으로 해서 연내 전국으로 확대해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다만 모든 서비스가 그러하듯 좋은 취지라고 할지라도 악용될 가능성도 함께 존재한다. 최근 당근마켓에서는 일부 사용자가 상대방과의 원치 않는 만남을 요구하거나 성희롱하는 경우가 발생해 공분을 사기도 했다. 커뮤니티가 활성화될수록 이같은 피해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당근마켓을 통해 20대 여성에게 40대 남성이 거래 이후 사적인 만남을 제안해왔다는 사실이 알려진 바 있다. 여성 의류를 판매하던 남성이 구매 희망자에게 신체 사이즈를 물어본 후 만남을 제안한 사건도 있었으며 속옷 판매자에게 ‘입고 팔아주면 돈을 더 주겠다’고 제안한 이도 있었다.
당근마켓도 이같은 악용 사례를 인지하고 있었다. 현재 당근마켓은 이같은 사고를 예방하고 방지하게 위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운영 중이다. 가이드라인에는 △불쾌감을 조성하는 행위 △음란성 채팅 및 게시물 종류 △사기 행위 종류 등 안전한 거래 경험을 저해하는 위해 게시물과 사기, 비매너 등 일부 요주의 이용자에 대한 이용 제재 조치 사항들이 명시되어 있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당근마켓에는 대화창에 ‘연애 목적으로 대화해요’, ‘정치, 종교 관련 대화를 시도해요’라는 신고 항목이 있다”면서 “사적인 만남을 요청하는 등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주는 이용자나 정치, 종교와 관련한 내용을 언급하는 이용자의 경우 신고할 수 있는 기능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해당 사안은 신고 내용에 따라 경고부터 서비스 이용 일시정지, 최대 영구 제재까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업으로써의 최소한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플랫폼 특성상 연령대를 불문한 소비자들의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소비자간 불쾌 행위나 범죄 발생 경우가 늘 수 있는 만큼 이를 예방하고 방지할 수 있는 일종의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
유통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의 자산은 결국 이용자”라며 “고객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당근마켓과 같은 플랫폼 업체는 고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범죄 행위는 물론 고객 간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직접적인 해결까지는 안되더라도 이용자가 해결할 수 있게끔 신고 센터나 해결 방안 등에 대한 정보 전달 식의 가이드라인 마련은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최근 이같은 플랫폼을 통해 성인뿐만 아니라 아이들까지 유입될 수 있는 만큼 보다 체계적인 구조가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