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장강곤곤래 [MSI]

부진장강곤곤래 [MSI]

기사승인 2022-05-29 22:29:18

MSI 우승컵을 들어올린 RNG.   LCK 트위치 화면 캡처.

2022 LPL(중국 프로리그) 스프링 시즌 챔피언 로열네버기브업(RNG)의 저력은 막강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처음으로 다전제에서 T1(전 SKT T1)을 꺾었고, 전세계 최초로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우승컵을 3회 들어올린 팀으로 우뚝 섰다.

RNG는 29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2 MSI에서 한국 대표 T1을 상대로 세트 스코어 3대 2 승리를 거뒀다. 세트 스코어만 보면 접전이었지만, 모든 경기 RNG는 T1을 조금씩 앞서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마지막 세트는 T1 선수들이 흔들리는 것을 놓치지 않고 파괴력을 뿜어냈다.

밴픽과 인게임 플레이 모두에서 RNG는 T1보다 한 수 위의 실력을 선보였다. 1세트 ‘그웬’과 ‘비에고’를 선택한 RNG는 강력한 파괴력을 앞세워 돌진했다. ‘제이스’와 ‘아지르’를 선택해 포킹조합을 구성한 T1은 RNG의 돌격 앞에 너무나도 무력했다.

인게임 플레이에서도 RNG의 강점이 들어났다. 이날 T1 선수들은 돌아가면서 자잘한 실수를 범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LoL 챔피언스코리아(이하 LCK)에서는 T1의 이러한 실수가 헤프닝으로 넘어간 적이 많았지만, RNG는 이를 가만히 두지 않았다.2022 LCK 스프링 스플릿 T1이 그랬던 것처럼, 상대방의 약점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LPL 최고의 명문 팀인 RNG은 유독 T1만 만나면 작아졌다. 2016 MSI 4강, 2016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2017 롤드컵 4강 등 중요한 순간마다 T1에게 패했다. 전신인 로얄 클럽까지 포함한다면 2013 롤드컵 결승에서도 T1에게 무릎을 꿇었다.

2022 MSI를 기점으로 RNG는 지긋지긋한 T1 공포증을 날려버렸다. 또한 숙적 T1를 제치고 최초로 MSI 3회 우승을 기록한 팀으로 거듭났다.

공교롭게도 RNG의 MSI 결승 상대는 모두 LCK 구단이었다. 2018년 킹존 드래곤X(현 DRX), 2021년 담원 기아, 2022년 T1까지. LCK 팬들에게는 가혹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MSI 한정으로 RNG는 LCK가 꼭 넘어야할 태산이 됐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당나라 시인 두보가 지은 한시 ‘등고’에는 ‘부진장강곤곤래’라는 구절이 있다. ‘끝없는 장강의 물은 도도히 흐른다’는 이 구절은 중국의 저력을 드러내는 표현으로 자주 쓰인다.

LPL 최고의 명문 팀 RNG가 결국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MSI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부산=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

강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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