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을 차지한 손흥민(토트넘)이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가 선정하는 ‘올해의 선수상’ 후보에서 제외됐다. 손흥민이 후보에서 빠지자 영국 현지에서는 논란이 되고 있다.
PFA는 2일(한국시간) 2022년 올해의 선수상 후보 6인을 공개했다. 후보로는 모하메드 살라, 버질 반다이크, 사디오 마네(이상 리버풀), 케빈 데 브라위너(맨체스터 시티), 크리스티아노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해리 케인(토트넘)이 이름을 올렸다.
PFA 올해의 선수상은 선수들의 투표에 의해 직접 선정되는 상으로, 잉글랜드 무대에서 개인이 받을 수 있는 가장 명예로운 상 중 하나다. 총 92개의 잉글랜드 프로축구팀 소속 선수들이 투표로 결정하며, 같은 팀원을 선택할 수는 없다. 지난 4월부터 약 한 달간 진행된 투표에서 득표율 상위 6명을 후보로 선정하는 방식이다.
올 시즌 손흥민은 EPL에서 23골을 넣으며 살라와 공동 득점왕에 올랐는데 후보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점은 의외라는 평이다.
리버풀은 올 시즌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과 카라바오컵(리그컵)에서 우승했고, 맨체스터시티는 EPL 정상에 올랐다. 맨체스터 유타이티드는 그러나 EPL 6위에 그쳤고, 호날두는 18골에 그쳤다. 손흥민이 후보 자격에서 밀릴 이유가 없다.
게다가 손흥민은 막판 엄청난 활약으로 토트넘의 ‘톱4’ 진입을 이끌며 팀이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획득하는데 일등공신이 됐다. 개인적으로나 팀적으로 모두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손흥민은 시즌이 끝난 뒤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의 ‘파워 랭킹’에서도 전체 1위에 올랐고, BBC를 비롯한 복수 매체의 시즌 최고의 선수 후보에도 뽑혔다.
PFA의 결정에 많은 이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PFA의 SNS 후보 6인이 올라온 게시글에는 “골든 부트를 차지한 손흥민은 도대체 어디 간 것이냐?”며 팬들이 반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손흥민이 아시아 출신 선수인 것을 들어 ‘고의적 패싱’ 지적도 일었다.
영국 현지 매체들도 손흥민의 탈락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BBC는 SNS에 “아이고, 손흥민이 PFA 올해의 선수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라며 PFA의 결정을 꼬집었다. 더 선 역시 “충격적인 노미네이션이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포함됐는데 손흥민이 빠졌다”라고 비판했으며, 이브닝 스탠다드도 “손흥민이 올해의 선수 후보에서 제외됐다. 그는 잉글랜드에서 가장 생산적인 시즌을 보냈다”고 강조했다. 풋볼 런던도 “손흥민이 후보에서 제외된 것에 팬들 사이에서 우려를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한편 PFA는 지난해에도 손흥민 관련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다. 지난해 6월 ‘올해의 팀’ 11명을 발표하면서 손흥민의 이름을 빼놓고 소셜 미디어에 선정 결과를 게시한 바 있다. 팬들이 손흥민 누락에 대해 항의하자 PFA는 손흥민의 이름을 포함한 새 게시물과 함께 “실수였다”는 사과문도 올렸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