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벽은 높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브라질과 평가전을 1대 5로 패배했다. 한국의 브라질전 역대 상대 전적은 1승 6패가 됐다. 유일한 1승은 1999년 3월 국내에서 가진 평가전에서 거둔 1대 0 승리다.
한국은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최전방에는 황의조(보르도)가 배치됐고, 양측 날개로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울버햄튼)이 출격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는 황인범(서울)이 나서고, 중원은 백승호(전북 현대)와 정우영(알 사드)가 지켰다.
포백은 김영권(울산 현대)과 권경원(감바 오사카)이 중앙을 맡고 홍철(대구FC)과 이용(전북 현대)이 좌우 풀백으로 출전했고, 골키퍼 장갑은 김승규(가시와 레이솔)가 꼈다.
브라질은 4-4-2 포메이션으로 한국을 맞상대했다. 전날 발등 부상을 입었던 네이마르(파리생제르망)는 히샬리송(에버튼)과 함께 투톱으로 출격했다. 파케타(리옹), 카세미루(레알 마드리드), 프레드(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하피냐(리즈 유나이티드)가 중원을 책임졌고,
포백은 알렉스 산드로(유벤투스), 티아구 실바(첼시), 마르퀴뇨스(파리생제르망), 다니 알베스(FC 바르셀로나)가 나왔다. 골문은 에베르통(파우메이라스)이 지켰다.
한국은 이른 시간 실점을 허용했다. 전반 1분 실바의 헤더 득점이 오프사이드 판정이 됐지만, 전반 6분 왼쪽 측면에서 산드로가 한국의 왼쪽 측면을 허문 뒤, 그대로 크로스를 올렸다. 히샬리송이 파케타가 때린 슛을 감각적으로 바꿔 골망을 흔들었다. 골키퍼 김승규가 손을 써봤지만 막아내지 못했다.
전반 11분 한국이 기회를 잡았다. 후방에서 권경원의 롱패스를 오버래핑하던 홍철이 받고 곧장 정면으로 보냈다. 공을 받은 손흥민이 수비수를 제친 뒤 왼발로 슈팅을 때렸지만 수비벽을 맞고 나왔고, 흘러나온 공을 황인범이 중거리슛을 시도했지만 골키퍼의 선방에 가로막혔다.
브라질의 일방적인 공세가 이어진 가운데 수세에 몰리던 한국은 전반 30분 동점골을 터트렸다. 중원으로 내려온 황희찬이 침투하던 황의조에게 패스를 했다. 황의조는 브라질 수비수 실바의 몸싸움을 등지고 이겨낸 뒤 터닝슛을 시도해 골문을 흔들었다.
전반 40분 한국은 브라질에 페널티킥 기회를 내줬다. 브라질의 수비수 산드로가 한국의 페널티 박스 안에서 이용의 발에 걸려 넘어졌다. 심판이 비디오 판독(VAR) 끝에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네이마르는 타이밍 싸움에서 김승규를 완벽히 속이고 오른쪽으로 살짝 밀어넣었다. 브라질이 다시 2대 1로 앞선 채 전반전이 종료됐다.
후반 11분 한국은 재차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브라질의 미드필더 카세미루가 김영권과 경합 과정에서 넘어졌다. 심판은 VAR 끝에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PK 키커로는 네이마르가 다시 나섰다. 네이마르는 똑같은 방법으로 김승규를 속이고 자신의 2번째 득점을 올렸다.
한국은 후반 12분 2명의 선수를 교체했다. 이용과 백승호를 빼고 김문환(전북 현대)과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을 투입했다. 교체 직후 한국은 역습 과정에서 득점 기회를 놓쳤다. 역습 상황에서 손흥민이 공을 따낸 뒤 비어있는 황인범에게 연결했다. 황인범이 슈팅을 시도했지만, 상대의 골키퍼에 가로막혔다.
양 팀 모두 후반 25분 대거 교체를 단행했다. 한국은 황의조 대신 나상호(FC서울)이 그라운드를 밟았다. 황의조가 빠져 나오면서 손흥민이 최전방 공격수 역할을 맡았다. 브라질은 카세미루와 히샬리송을 대신해 파비뉴(리버풀)와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를 투입했다.
후반 33분 브라질은 네이마르와 하피냐가 나가고, 가브리엘 제주스(맨체스터 시티)와 쿠티뉴(아스톤빌라)가 들어왔다. 교체 직후 쿠티뉴가 한국의 골문을 흔들었다. 쿠티뉴는 한국 수비진의 애매하게 처리된 공을 가볍게 차 넣었다. 3골차가 됐다.
경기 종료 10분을 남기고 한국은 득점 기회를 위해 최선을 다해 뛰었다. 역습 전개는 반대편에 있던 황희찬이 공을 잡지 못했다. 이후 손흥민이 상대방의 공을 직접 뺏은 뒤 곧장 왼발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경기 종료 직전 추가 시간에 한국은 5번째 골을 허용했다. 제주스가 한국 진영에서 수비수들 4명을 앞에 두고 왼발로 가볍게 밀어 넣었다. 한국은 마지막 공격 기회를 놓치며 그대로 경기가 종료됐다.
상암=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