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에 토종 득점왕이 나올수 있을까.
29일 기준 K리그1 득점 1위는 인천 유나이티드의 ‘몬테네그로 폭격기’ 무고사다. 무고사는 18경기에서 14골을 넣었다. 특히 최근 6월에 치른 2경기에서는 해트트릭을 기록할 정도로 압도적인 공격력을 선보였다.
물오른 골 감각을 보이는 무고사를 향해 해외 구단들이 러브콜을 보냈고, 이 중 일본 J리그의 빗셀 고베가 무고사 영입을 눈앞에 뒀다. 무고사는 인천과 2023년까지 계약을 맺었지만, 빗셀 고베 측에서 이적료로 바이아웃(구단 의사와 상관없이 선수와 바로 합의) 금액인 100만 달러(약 12억8000만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양 구단 간 이적 협의가 완료된 가운데, 일본 비자를 비롯한 세부 절차를 마치면 무고사는 빗셀 고베 유니폼을 입는다. 무고사는 지난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전이 끝난 뒤 “인천 팬분들이 보내주신 사랑을 죽을 때까지 간직하겠다. 동료들에게 감사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앞으로도 계속 동료들을 응원하는 든든한 지지자가 되겠다”고 이적을 시사하는 발언를 남겼다.
무고사의 일본 무대 이적이 임박하면서 K리그1 득점왕 레이스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토종 득점왕이 배출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K리그1 득점왕은 제주 유나이티드의 주민규(22골)가 차지했다. 국내 선수가 득점왕에 오른 것은 2016시즌 정조국(20골) 이후 5년 만이었다.
올해도 국내 선수들의 약진이 돋보인다. 무고사 뒤에는 12골을 기록한 주민규가 있다. 주민규 득점 외에도 4도움으로 어시스트 부문에서도 순위권에 올라 있다. 무고사가 떠난다면 가장 유력한 득점왕 후보다. 주민규가 올해도 득점왕을 차지한다면 2012~2013년 데얀 이후 약 9년 만에 2시즌 연속 득점왕을 차지하는 선수가 된다.
주민규의 강력한 경쟁자는 국가대표 공격수 김천 상무의 조규성이다. 현재 11골을 기록하며 주민규를 단 한 골차로 바짝 쫓고 있다. 지난 시즌 K리그2에서 8골 3도움을 기록한 조규성은 1부리그에서 벌써 11골을 기록하며 일취월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그는 올해 9월이면 전역해 원소속팀 전북 현대로 돌아가 새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변수가 있다.
공동 4위 그룹은 최근 주목을 받는 선수들이 모여있다. 8골을 기록한 강원FC의 김대원, 울산 현대의 엄원상, 수원FC의 이승우가 포진돼있다. 선두권과는 격차가 있지만, 지금의 기세라면 따라잡을 수 있다.
김대원은 최근 2경기에서 3골을 넣으며 강원의 강등권 탈출을 이끌었다. 이 같은 활약에 K리그1 18라운드 MVP도 수상했다.
올해 울산으로 둥지를 옮긴 엄원상은 이적 첫 시즌부터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현재 팀 내 득점 1위에 올라있는 그는 최근 3경기에서 2골을 넣으며 파괴력을 입증했고, 광주 시절 보여줬던 폭발적인 주력을 비롯해 연계 능력까지 장착하며 K리그1의 대표 공격수로 급부상했다.
수원FC의 이승우는 올 시즌 K리그1에서 가장 주목받는 공격수다. 최근 4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 중이다. 특히 지난 21일 포항 스틸러스전에서는 사각에서 골대를 등진 채 몸만 비틀어 오른발 논스톱 슛을 시도해 골망을 흔들어 화제를 모았다.
이외에도 대구FC의 고재현(7골), 포항 스틸러스의 허용준(6골) 등이 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며 득점 상위권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토종 득점원들의 활약은 K리그 흥행 측면에서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지난 시즌부터 토종 공격수들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 토종 공격수의 활약은 리그 자체의 흥행과 스토리가 발생해 팬들의 유입이 더 늘어날 수 있다”라며 “이들이 나중에 국가대표에서 활약하는 모습까지 더해진다면, 더욱 K리그를 보는 즐거움이 생길 것 같다”고 내다봤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