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울산 현대는 최근 몇 년간 뒷심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들어왔다. 2019시즌에는 1위를 지키다 리그 최종전에서 포항 스틸러스에 1대 4로 대패해 전북 현대에 역전 우승을 허용했다. 2020년에도 시즌 내내 리그 선두를 달리다 2경기를 남기고 전북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고, 2021시즌 역시 막바지 전북에게 트로피를 빼앗겼다.
올 시즌에도 울산이 일찌감치 앞서가는 분위기였다. 시즌 초반부터 공격과 수비에 걸쳐 안정적인 전력을 자랑하며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라이벌인 전북이 예전과 달리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면서 울산의 독주 체제가 형성됐다.
5월이 끝날 무렵 리그 선두 울산은 15경기를 치르는 동안 11승 3무 1패(승점 36점)로 리그 1위를 달렸다. 2위 그룹과 승점을 11점 차까지 벌리면서 올해만큼은 울산이 ‘가을이 오기 전에 우승을 할 수 있다’라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6월부터 분위기가 바뀌었다. 울산은 6월 A매치 이후 치른 4경기에서 1승 1무 2패로 다소 저조한 성적을 남겼지만 전북은 3승 1무로 호성적을 거두면서 두 팀의 승점 차는 5점 차로 좁혀졌다.
울산이 최근 당한 2패가 경쟁 상대이자 라이벌 구단인 전북, 포항을 상대로 당한 것이어서 더 뼈아팠다. 최근 분위기가 좋던 FC서울을 상대로 2대 1로 승리를 거뒀지만, 하위권인 성남FC를 상대로 0대 0 무승부를 거둔 것도 팀의 분위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최근 울산의 부진은 수비 불안에 기인한다. 울산은 올 시즌 16골을 실점했는데, 4경기에서 내준 실점이 무려 7점에 달한다.
빡빡한 일정이 울산의 수비진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울산의 골키퍼인 조현우를 비롯해 수비수 김영권, 김태환 등은 6월 A매치를 소화하고 바로 소속팀으로 돌아와 경기를 치렀다. 휴식을 가질 여유가 없었다.
이들의 나이도 30대 중반으로 체력이 한창 떨어질 시기다. 가뜩이나 올 시즌에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으로 인해 리그 일정이 이전에 비해 더욱 빡빡하다.
또 울산은 유달리 올 시즌 선제 실점이 많다. 12승 중 6승이 역전승이다. 선제 실점을 하면 경기 전 세웠던 계획을 수정하고, 선수들이 더 많은 집중력과 체력을 소진할 수밖에 없다.
외국인 공격수들의 성적도 아쉬움이 따른다. 최근 4경기에서 외국인 공격수 레오나르도와 아마노 준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올 시즌 이적한 엄원상이 8골을 기록하며 득점 공동 4위에 올라있지만, 지난 2일 골반 통증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큰 부상은 아니지만 최근 좋은 컨디션을 유지했던 엄원상이기에 아쉬움이 뒤따른다.
분위기 반전이 시급한 울산은 오는 5일 강원FC를 홈으로 불러들인다. 지난 5월 강원과의 시즌 첫 대결에서 레오나르도(2골), 엄원상의 연속골에 힘입어 3대 1로 역전승을 거뒀다. 반전을 위해서 이번 경기에선 어떻게든 승점 3점을 챙겨야 한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