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경기 도중에 숨을 쉬기 힘들 정도였어요.”
이승우는 10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2’ 21라운드 FC서울과 맞대결에서 0대 2로 뒤진 후반 7분 발리슛으로 팀의 첫 번째 골을 기록했다. 이승우의 득점을 시작으로 라스, 김승준, 정재용의 득점에 힘입어 수원FC는 극적인 4대 3 승리를 거뒀다.
전반 24분에 그라운드를 밟은 이승우는 이날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다. 후반 7분 박주호의 헤딩 패스를 받아 침투 직후 발리슛으로 서울의 골망을 갈랐다. 3경기 만에 득점이자 시즌 9호골.
이승우는 이후에도 끊임 없이 경기장을 뛰어다니며 수원의 역전에 힘썼다. 경기 도중 부상으로 2차례나 잠시 밖으로 빠져나오기도 했다. 경기 도중에는 경련으로 인해 쓰러지기도 했다.
경기 후 이승우는 “이번 경기가 매우 중요했다. 시즌 전에도 이야기 했지만, 서울을 상대로 이기고 싶었다. 수원FC가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들어 경기를 꼭 이기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집중했던 게 승리를 할 수 있는 요인이었던 것 같다”라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승우는 투입 직후 상대 미드필더 기성용과 강하게 몸싸움을 펼치기도 했다. 이승우는 “서울 빌드업의 중심 같은 선수이기에 견제를 해야 했다”라면서 “워낙 잘하시는 선수라 수비할 때 적극적으로 했다. 경기장 안에서만큼은 성용이 형도 최선을 다하기에 저도 경기장 안에서 강하게 했다. 포지션 상 부닥치는 경우가 많은데 좋은 경기를 한 것 같아서 팬들이 재미있었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승우는 지난 6월 4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한 이후 최근 2경기 연속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김도균 감독은 경기 전 “한국의 무더위에 고전하고 있다. 요즘은 무기력하다고 할 정도로 좋은 모습을 못 보이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어린 시절 FC바르셀로나 유스팀에 입단해 해외에서만 생활했다. 한국에서 시즌을 보내는 건 처음이다. 숱한 경험을 쌓은 그도 한국의 더위에 혀를 내둘렀다.
“한국 날씨가 덥고 힘든 것 같다. 처음으로 K리그를 뛰는데 습하다. 대구와 김천은 제가 살면서 가장 더웠던 지역이었던 것 같다. 습한 게 처음이기도 하고 유럽은 해가 뜨겁지 습하진 않다. 한국은 경기 도중에 숨을 쉬기 힘들 정도다. 일정도 타이트하기 때문에 부상도 찾아왔다. 문제가 있었고 힘들었는데, 잘 먹고 잘 쉬면서 몸에 부상이 오지 않게 조절해야 할 것 같다.”
이승우는 올 시즌 기록한 9골 중 8골을 홈에서 넣었다. 그는 “홈에서 하면 마음이 너무 편하다. 응원해주는 팬들도 있다. 좋은 분위기에 뛰다보면 힘이 난다.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되는 "하다”라고 비결을 전했다.
올 시즌 이승우의 특급 도우미로 거듭난 라스는 이날 3개월 만에 골맛을 보기도 했다. 이승우는 “원래도 득점력이 좋은 선수고 지금도 팀에 있어서 많이 헌신해주고 도움도 많이 해주는 선수다. 우리 선수들은 라스를 믿고 있었다. 우리에게 꼭 필요한 선수다. 중요한 경기에서 해결사답게 동점골을 넣어줘서 기쁘다. 더 많은 골을 넣을 선수라고 생각한다”라고 같이 기뻐했다.
지난 시즌 승격한 수원FC는 마지막까지 접전을 벌이다 5위로 시즌을 마감하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에 실패했다. 올 시즌 초반에도 부진을 면치 못했던 수원FC는 어느덧 6위(승점 28점)까지 올라서며 지난 시즌 못다 이룬 꿈에 도전한다.
이승우는 “눈앞에 있는 한 경기 한 경기를 최선을 다해야 한다. 현재 시즌이 반 정도 온 것 같은데, 지금부터 시작인 것 같다. 5~6경기를 치르는 게 중요한 시기다. ACL에 나가면 정말 좋을 것 같다. 높은 곳까지 갈 수 있으면 좋다. 수원 시민들도 다들 좋아하실 거다”라고 말했다.
수원=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