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이지만 토트넘 별거 아니구나 싶었죠.”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팀 K리그는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1차전 토트넘 훗스퍼와 맞대결에서 3대 6으로 패배했다.
경기 후 김 감독은 “궂은 날씨에도 6만41000명의 팬들이 찾아와 주셨다. 비록 승리를 하지 못했지만 나를 비롯해 선수들이 특별한 경험을 했고, 팬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부상 없이 경기를 마쳤고, 힘든 상황임에도 선수들이 다해줘 감사한 마음”이라고 경기를 총평했다.
팀 K리그는 시즌 중반 각 팀에서 2명씩 차출돼 경기를 치렀다. 손발을 맞출 시간도 하루 밖에 되지 않았지만 최선을 다해 뛰었다. 총 24명의 선수가 모두 고르게 경기를 뛰었다.
김 감독은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 선수들의 출전 시간과 포지션 별로 어떤 케미가 좋을지 생각하고 경기를 했다. 준비한대로 어느 정도 맞아갔다”라면서 “상대도 잘했지만, 어찌보면 우리의 실수도 있었다. 페널티킥이나 프리킥 등 실수가 나와서 상대에게 득점을 쉽게 허용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발을 맞춰볼 시간이 하루 밖에 되지 않아 무언가를 하기 어려웠다. 각 팀에 2명씩 선발을 하다 보니 포지션. 선수 위치. 조직적인 부분을 맞추기 어려웠다”라면서 “그럼에도 선수들이 오늘 운동장에서 충분히 퍼포먼스를 보여준 것 같다. 팬들도 좋아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 같아 기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경기가 열리기 하루 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 감독은 2대 2 무승부를 예고했다. 후반전 라스의 동점골로 2대 2 동점을 만들기도 했지만, 토트넘의 맹공을 견뎌내지 못했다. 김 감독은 “짧은 순간 ‘토트넘도 별거 아니구나 싶었다’고 생각했다. 우리 선수들이 잘했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현재 K리그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치던 이승우는 약 30분 정도를 소화하고 교체돼 벤치로 들어갔다. 이에 대해 “근육에 약간의 문제가 있었다. 김도균 수원FC 감독이 코치였는데 많이 괴롭히더라. 이승우가 K리그에 남고 싶은 모양이다”라고 했다.
이승우를 대신해 투입된 강원FC의 양현준은 토트넘 수비수들을 제치는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김 감독은 “아직 스무살도 안 된 양현준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유럽 선수들을 상대로 개인 기량에서 밀리지 않았다.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플레이하는 모습이 좋았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후반 28분에는 수비수 김동민이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손흥민을 뒤에서 파울로 저지하며 레드카드를 받기도 했다. 김 감독은 “정확한 장면은 모르겠으나, 김동민 선수가 정말 억울해했다. 심판 판정을 존중해야 할 것 같다”고 덤덤히 말했다.
팀 K리그는 토트넘이 자랑하는 손흥민·케인 듀오에 4골을 내줬다.
김 감독은 “손흥민과 케인의 슈팅 대부분이 골문을 향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세계적인 클래스를 느낄 수 있었다. 수비수 에릭 다이어도 인상적이었다. 체격이 좋고 스크린 플레이에 능해 유럽의 선수들도 뚫기 어렵겠다 생각했다”라면서 “선수들에게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상암=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