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3년 만에 16일 서울광장에서 개최됐다.

서울퀴어문화축제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 이래 지난 2년간 온라인에서 진행했다. 올해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다시 오프라인 축제가 열렸다. 올해 슬로건은 ‘살자, 함께하자, 나아가자’다.

이날 서울광장에는 성소수자에게 연대 의식을 표하며 사람들의 인식개선을 촉구하는 여러 기관과 단체의 부스 72개가 설치됐다. 국내 인권단체와 대학 성소수자 동아리를 비롯해 종교단체도 부스를 마련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당, 노동·시민사회단체, 이케아 코리아 등 기업들도 참여했다.

캐나다·네덜란드·독일·미국 등 주요국 대사관도 축제에 참여했다. 필립 골드버그 신임 주한 미국대사는 연대발언자로 무대에 올라 “어느 곳에서의 차별도 반대하고, 모든 사람이 존중받는 사회를 위한 미국의 헌신을 증명하고 싶다”며 “누구도 두고 갈 수 없다. 우리는 여러분과 함께 있다”고 전했다.

골드버그 신임 대사에 앞서 마크 리퍼트 전 대사를 비롯한 전임 주한 미국대사들은 그동안 인권 외교의 일환으로 서울퀴어문화축제 현장을 방문하고 연단에서 인사말을 전해왔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연합(EU), 네덜란드, 뉴질랜드, 노르웨이, 덴마크, 독일, 스웨덴, 아일랜드, 영국, 캐나다, 핀란드, 호주 등 총 13개 주한대사관 및 대표부에서 대사를 비롯한 외교관들이 행사에 참석했다.

이날 무대 행사가 종료된 오후 4시30분부터는 퍼레이드가 시작됐다. 참여자들은 서울광장을 출발해 을지로 입구와 종각역 등을 거친 뒤 다시 서울광장에 도달하는 총 3.8㎞의 거리를 행진했다. 경찰은 퍼레이드 참여 인원을 약 1만4000명으로 추산했다.

한편 서울광장 맞은편인 대한문과 서울시의회 앞에서는 기독교·보수단체들의 퀴어축제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 집회 참가자들은 서울광장에서 축제 개최를 허용한 오세훈 시장을 규탄하고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 구호를 외쳤다. 참가 인원은 1만5000명으로 추산됐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