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e스포츠의 여름은 유독 혹독하다.
한화생명은 12일 오후 5시 서울 종로 롤파크에서 열린 ‘2022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농심 레드포스와 맞대결에서 0대 2로 완패했다. 시즌 1승만을 기록 중인 한화생명에게 8위 농심과의 대결은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이날도 승리하지 못했다.
이날 한화생명의 모습을 가장 적합하게 표현할 수 있는 단어는 ‘총체적 난국’이었다. 세 라인 모두에서 상대에게 밀렸고, 정글러도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드래곤과 협곡을 전령과 같은 초반 오브젝트 전투도 소극적으로 임할 수밖에 없었다. 어쩌다 한 번 정도 대규모 교전에서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곧바로 손해를 보면서 스노우볼을 굴리지 못했다.
한화생명은 서머 1라운드 프레딧 브리온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12연패를 기록 중이다. 시즌 중반에는 그나마 어느 정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다음 경기를 기대하게 만들었지만, 2라운드부터는 그러한 기대감마저 모두 사라진 상황이다.
세부 지표를 봐도 긍정적인 부분을 찾기 어렵다. 이날 기준으로 한화생명은 KDA 1.67(10위), 15분 데미지 차이 -2218(10위), 15분 골드 차이 -1384(10위), 15분 레벨 차이 -0.72(10위), 평균 드래곤 획득률 1.5(10위), 평균 바론버프 획득 0.4(9위) 등의 지표를 보여주고 있다. 저조한 경기력이 지표에 그대로 반영됨을 볼 수 있다.
반전을 위해 교체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이마저도 무위로 돌아갔다. 원거리 딜러 ‘처니’ 조승모와 정글러 ‘윌러’ 김정현을 투입했지만, 승리를 거두지는 못했다.
한 LCK 관계자는 “패배가 쌓일수록 선수들도 위축되고, 그러다 보면 경기력이 더 나빠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며 “한화생명 선수단의 표정을 보면 굉장히 자신감을 잃은 듯한 모습이 보인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2021년 스토브리그 리그 당시 한화생명은 윈나우 대신 리빌딩을 택했다. 여기에 베테랑 정글러 ‘온플릭’ 김장겸을 영입해 무게감을 잡았다. 스프링 스플릿 한화생명은 3승에 그쳤지만, 어느정도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서머 스플릿 이러한 기대감은 완전히 무너졌다.
한화생명은 오는 14일 광동 프릭스와 서머 스플릿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를 진행한다. 여름 내내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줬지만, 오랫동안 응원해준 팬들을 위해서라도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할 순간이 왔다.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