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몰라도 재밌어요, 디즈니+ ‘안도르’ [볼까말까]

‘스타워즈’ 몰라도 재밌어요, 디즈니+ ‘안도르’ [볼까말까]

기사승인 2022-10-07 06:00:01
디즈니+ ‘안도르’ 메인 포스터.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온기를 잃어버린 도시. 모자를 뒤집어 쓴 남자가 빗속을 뚜벅뚜벅 걷는다. 한 눈에 봐도 수상한 술집에 들어선 그는 더 수상한 질문으로 공기를 얼어붙게 만든다. “여기에 케나리 출신 아가씨가 있다는데….” 남자의 이름은 카시안 안도르(디에고 루나). 영화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감독 가렛 에드워즈)에서 진 어소(펠리시티 존스)와 함께 최후를 맞은 바로 그 남자다.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 프리퀄 격인 디즈니+ 새 스타워즈 시리즈 ‘안도르’가 5일 한국에서 공개됐다. 로그 원 특공대 중 한 명인 카시안 안도르의 여정을 따라 반란군이 탄생하는 과정을 그렸다.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 각본을 쓴 토니 길로이가 쇼 러너로 참여했고,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 ‘블랙 미러’를 연출한 토비 헤인즈가 수석 감독을 맡았다.

카시안이 술집에서 언급한 케나리는 그가 태어나고 자란 고향이다. 아름답고 평화롭던 케나리는 700만 개 넘는 행성을 지배하는 은하 제국에게 침략 당해 폐허가 된다. 제국군 요새에 들어가 분노를 터뜨리던 어린 카시안은 제국군의 물건을 훔치러 온 마바(피오나 쇼)에게 발견돼 몰라나 1 행성에서 길러진다. 어른이 된 카시안은 케나리에서 헤어진 여동생을 찾아 헤매다 살인사건에 연루되고, 제국군에게 체포당할 위기에 처한다. 이런 그의 앞에 정체를 알 수 없는 골동품 수집가 루선 레일(스텔란 스카스가드)이 나타나 손을 내민다.

1977년 시작된 ‘스타워즈’ 시리즈는 오리지널 3부작(‘스타워즈’ ‘제국의 역습’ ‘제다이의 귀환’), 프리퀄 3부작(‘보이지 않는 위험’ ‘클론의 습격’ ‘시스의 복수’), 시퀄 3부작(‘깨어난 포스’ ‘라스트 제다이’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으로 이어지며 40년 넘게 사랑받았다. 미국에선 창세 신화에 비교될 만큼 인기다. 2012년 스타워즈를 인수한 디즈니는 시퀄 시리즈 외에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 등 외전 제작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세계관은 ‘안도르’ ‘만달로리안’ ‘북 오브 보바펫’ ‘오비완 케노피’ 등을 거쳐 우주처럼 넓게 확장하는 중이다.

‘스타워즈’를 몰라도 괜찮다. ‘안도르’는 ‘스타워즈’ 세계관을 처음 만나는 시청자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극중 시간 순서에 따라 ‘안도르’를 다 본 뒤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에 안착하는 것도 ‘스타워즈’ 세계관을 알아가는 좋은 방법이다. ‘안도르’는 지난달 21일 미국에서 먼저 공개돼 비평 사이트 로튼토마토 내 평론가 신선 지수 91%, 관객 팝콘 지수 81%를 기록했다. 총 두 개 시즌으로 제작되며 각 시즌은 12부작으로 기획됐다. 매주 수요일 오후 4시 공개.

‘안도르’ 속 루선 레일(왼쪽), 카시안 안도르.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볼까

‘스타워즈’ 팬이라면 일단 보자. “팬서비스에 관심 없다”는 토니 길로이의 말과 달리, ‘제다이의 귀환’ ‘클론의 습격’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등 다른 ‘스타워즈’ 시리즈에 등장했던 소품들이 ‘안도르’ 곳곳에서 튀어나온다. 스크린랜트 등 외신에 따르면 ‘안도르’ 5화에는 배우 해리슨 포드가 연기한 한 솔로(영화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와 인디아나 존스(영화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에 관한 이스터에그도 등장한다. ‘스타워즈’ 시리즈를 잘 몰라도 내용을 이해하기가 어렵지 않다. 저항 정신을 가진 시청자라면 은하 제국에 맞서는 반란군 탄생기에 피가 끓을 것이다.

말까

광선검, 다스베이더, 요다 등 기존 ‘스타워즈’ 세계관을 상징하는 물건이나 인물을 기대한다면 실망할 가능성이 크다. 분위기가 축축하고 음울해 힐링을 원하는 시청자에게는 권하지 않는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느라 이야기 전개가 느리고, 카시안 행성 원주민들의 토착어가 번역되지 않는다. 성격이 급한 시청자에겐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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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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