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연말을 맞아 이웃사랑 성금 500억원을 기부했습니다. 성금은 청소년 교육과 사회약자를 돕는데 쓰인다고 합니다. 이맘때면 재계 기부 소식이 들리는데, 아직 잠잠한 걸로 봐선 삼성이 가장 먼저인가 봅니다.
삼성은 1999년 기부 문화를 꽃피웠습니다.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는 그해 매출이 30% 오르고 부채비율은 두 자릿수로 바뀌는 실적을 거뒀습니다. ‘신 경영’을 선언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룬 성과입니다. 삼성 스스로 ‘분기점’이라고 평가하는 해에 기부를 시작한 겁니다.
삼성이라는 거대 집단에게 500억원은 어느 정도일까 계산해봤습니다. 올해 기준 총자산(914조원)의 0.005%, 총수인 이재용 회장 개인 재산(10조8800억원)의 약 0.5%입니다. 이 회장이 지갑에서 1만원을 꺼내 50원만 쓴 격입니다.
인색한 건 아닙니다. 지금보다 사세가 작을 때도 삼성은 100억원씩 이웃을 도왔고, 2012년에 와선 액수를 5배로 늘렸습니다. 그렇게 24년간 전달한 기부금이 7700억원. 결코 적지 않습니다.
이번 500억원도 23개 계열사와 직원 수만명이 뜻을 모아 조성해 의미를 더했습니다. 삼성은 또 비영리단체 8곳과 새해 달력을 만들어 임직원에게 배포한다고 합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생각하게 합니다. CSR은 ‘주주와 회사 이익은 물론 국가와 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 이익을 함께 고려하는 행동’을 의미합니다. 삼성을 예로 든 것처럼 기업이 사회에 베푸는 가장 쉬운 방법은 ‘기부’입니다.
기부를 많이 할수록 좋은 게 아니냐고 물을 수 있습니다. 액수가 많고 적음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진심입니다. 진심을 담아야 이웃과 사회를 향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했다고 할 것입니다.
이태원 사고로 유독 춥고 우울한 연말입니다. 삼성이 보낸 성금은 혹독한 겨울을 나야하는 이웃을 위해 쓰일 겁니다. 작은 실천도 나눔 확산을 위한 좋은 본보기가 될 것 같습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