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하게 재미있는 ‘서치2’ [쿡리뷰]

영리하게 재미있는 ‘서치2’ [쿡리뷰]

기사승인 2023-02-08 16:55:50
영화 ‘서치2’ 포스터. 소니픽처스

열여덟 살 준(스톰 리드)은 엄마 그레이스(니아 롱)와 영 껄끄럽다. 어린 시절 유명을 달리한 부친에 대한 그리움은 엄마에 대한 반항심으로 모양을 달리한다. 엄마가 만난다는 남자도 영 마뜩잖다. 그러던 어느 날 애인과 여행을 떠난 어머니가 실종된다. 절체절명인 상황, 평범한 학생인 준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그는 검색 창을 열고 엄마의 행방을 추적하기로 한다. 

영화 ‘서치2’(감독 윌 메릭, 니콜라스 D. 존슨)는 전작 ‘서치’(2018)의 장점을 살리며 새로운 맛을 더했다. ‘서치’는 개봉 당시 신선한 디지털 추적극으로 호평받았다. ‘서치2’는 시리즈의 정체성을 계승한다. 전편이 부성애를 동력으로 삼았다면, ‘서치2’는 모녀의 관계 회복이 주된 정서를 이룬다. 딸은 디지털 기기와 온라인 매체,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사라진 엄마의 단서를 하나씩 찾는다. 주인공이 디지털 활용에 능통한 MZ세대인 만큼, 전편보다 온라인 매체를 수월히 사용하는 모습이 색다른 볼거리로 다가온다. 

특유의 연출은 여전하다. PC와 모바일을 오가며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러닝타임을 가득 채운다. 몰입감은 여기서 나온다. 실생활에서 접하는 익숙한 화면이 속도감 있는 추적극과 만나자 시너지를 낸다.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장면도 많다. 긴박한 상황 속 ‘로봇이 아닙니다’를 차분히 선택해야 하는 장면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온다. 현실감은 ‘서치2’가 가진 무기다.

영화 ‘서치2’ 스틸컷. 소니픽처스

‘서치2’는 긴장감을 영리하게 활용한다. 준이 단서를 하나씩 알아갈 때마다 미스터리가 쌓인다. 단서들은 극에서 다양한 역할을 한다. 준은 단서를 통해 엄마를 조금씩 이해한다. 조금씩 모이는 단서들은 후반부로 갈수록 반전으로 기능한다. 세차게 몰아치는 반전이 피로감을 주진 않는다. 단서와 단서, 장면과 장면을 엮는 이음새가 좋다. 배우들의 연기 역시 들뜨지 않는다. 주인공 준을 연기한 스톰 리드의 활약이 인상적이다. 퉁명 맞은 사춘기 소녀부터 엄마를 찾겠다며 절박함을 드러내는 모습 등 여러 감정을 실감 나게 표현했다. FBI 수사관으로 등장하는 다니엘 헤니 역시 반가움을 준다.

전작을 활용하는 방식 역시 재치 있다. ‘서치2’는 전편을 지우지 않고 가상 시리즈 ‘언픽션’으로 치환해 전면에 내세운다. 전편을 본 관객에게는 반가움을 주고, 극에서는 추적에 필요한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장치로 활용한다. ‘서치’의 독특함이 좋았다면 ‘서치2’도 재미있게 볼 만하다. 오는 22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110분. 쿠키 없음.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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