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 근거에 기반” 윤석열표 저출산 해법은

“과학적 근거에 기반” 윤석열표 저출산 해법은

육아기 재택근무, 법으로 못박는다
2세 미만 입원진료비 ‘무료’로… 영아 의료비 대폭 경감
어린이집 0세반 개설 유인책 제시
임신준비 남녀 사전건강관리도 지원

기사승인 2023-03-28 16:50:25
쿠키뉴스 자료사진

0.78명. 지난해 국내 평균 출산율이 역대 최저를 기록하자, 윤석열 정부가 팔을 걷었다. 일·가정 양립을 위해 육아기 재택근무제 도입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등 저출산 대응을 본격화한다.

윤 대통령은 28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차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에서 특단의 대책을 주문했다. 대통령이 직접 회의를 주재한 것은 7년여만이다. 

이 자리에서 다양한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민간위원들은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선 개인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책 목표로 ‘결혼과 출산, 양육이 행복한 선택이 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영미 저고위 부위원장은 과거 저출산 정책에 대해 “매년 수십조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음에도 형식적으로 이뤄지던 평가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부처별 정책이 망라된 기본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고, 실효성과 관련도가 높은 핵심 정책을 중심으로 전환해 선택과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저출산 대응 계획을 세우겠다고도 했다. 홍석철 저고위 상임위원은 27일 서울정부청사에서 사전브리핑을 통해 “김 부위원장은 내일 발표에서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윤 정부의 저출산 대응에 첫 걸음임을 강조할 것”이라며 “기존엔 예산 집행률로 형식적인 평가를 했는데, 앞으론 좀 더 정량적이고 그 분야에서 전문적인 방법론을 이용해 심층평가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저출산 대응을 위한 5대 핵심 분야로 △돌봄과 교육 △일·육아병행 △주거 △양육비용 부담 완화 △건강을 선정했다. 다만 해당 과제들은 저출산 대책의 최종안이 아니라고 밝혔다. 최근 정책 수요와 기존 정책의 보완 필요사항을 반영한 추진 계획이며, 국민 소통과 부처 협의를 통해 추가 과제를 발굴할 방침이다. 

‘일하는 부모’ 경력단절 막는다… 육아휴직 활성화·근무형태 유연화

일·가정 양립이 가능하도록 지원을 강화한다. 특히 경력단절 없이 자녀를 돌볼 수 있도록 근무형태 다변화를 위해 사업자 지원방안과 법적근거를 살핀다. 육아기 재택근무 지원을 법으로 못박거나, 시차 출퇴근 등을 검토하고 있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지원도 확대한다. 대상을 만 8세에서 만 12세 아동으로 상향하고, 부모 1인당 최대 24개월이던 기간을 최대 36개월까지 늘린다. 1시간만 지원되던 급여 역시 2시간 분의 통상임금 100%를 지원할 계획이다. 

맞돌봄 문화 확산을 위해 아빠들도 육아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아빠와 엄마가 번갈아가며 최소 3개월 이상을 썼을 때 그 6개월의 기간에 대해서는 통상 육아휴직 급여보다 우대 지원하는 ‘부모 육아휴직 맞돌봄(3+3) 인센티브를 확대한다. 배우자 출산휴가에 대한 중소기업 급여 지원을 현행 5일에서 10일까지 확대하고, 분할 사용횟수도 1회에서 3회까지로 늘린다. 

육아휴직 사각지대도 해소한다. 고용보험 가입 특수형태근로종사자·예술인도 육아휴직급여  지급대상에 포함할 전망이다.

민간 기업도 이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인책을 제시했다. 

그간 육아휴직 제도가 대기업 중심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어, 중소기업·비정규직도 활용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실제로 지난해 근로자 1000명당 육아휴직 사용자는 대기업 13.7명인 반면 중소기업은 6.9명에 그쳤다. 이에 정부는 중소기업의 활용상 고충을 해소하기 위해 일터혁신 컨설팅을 제공하거나 대체인력 알선을 강화하는 등 지원을 늘릴 계획이다.

또한 육아휴직 불이익에 대한 처벌도 강화한다. 일·육아 병행 지원제도 관련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근로감독 확대 및 전담 신고센터를 신설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김성호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실장은 “육아휴직 등 모성보호에 관련한 부분은 근로자는 청구권이 있고, 사업주는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법적 책임이 있다. 이같은 부분이 제대로 지켜지도록 근로·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중소기업 사업주들도 큰 어려움을 느끼지 않도록 여러 가지 지원하는 제도가 같이 병행될 것”라고 강조했다.

2세 미만 입원진료비 ‘무료’… 난임부부 지원도 확대

2세 미만의 의료비를 대폭 지원할 방침이다. 생후 24개월 미만 입원 진료 시 본인부담률(5%)을 0%로 개선해 건강한 성장을 지원한다. 미숙아·선천성 이상아는 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의료비를 지원할 방침이다.

아이를 원하는 난임부부 지원도 강화한다. 난임시술비 소득기준을 완화하고, 난임휴가를 연 3일(1일 유급)에서 6일(2일 유급)로 확대한다. 

아울러 임신준비 남녀의 사전건강관리 지원도 검토한다. 여성은 10만원 상한에서 부인과 초음파와 난소기능검사를, 남성은 5만원 상한에서 정액검사를 지원한다. 

어린이집 0세반 개설 유인… 토요반도 지원

어린이집을 매년 500개소 규모로 지속 확충할 계획이다. 수요 대비 부족한 어린이집 내 0세반 개설을 유인할 수 있도록 운영 추가 지원 방안을 검토한다. 토요일에 보육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토요일 근무수당도 지원한다.

부모의 맞벌이 등으로 양육공백을 해소할 수 있도록 ‘아이돌봄서비스’ 지원을 확대한다. 만족도와 수요가 높으나, 공급이 부족해 대기아동이 발생하고 있다는 문제가 지적돼 왔던 서비스다. 지원 가구를 지난해 기준 7만8000가구에서 2027년까지 3배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2만명이 이용한 시간제보육 역시 2027년까지 6만명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 늘릴 방침이다.

방과 후 교육 활동과 돌봄을 제공하는 초등 ‘늘봄학교’ 운영시간을 오후 7시에서 8시까지로 확대한다. 수준 높은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사교육비 경감대책도 상반기 안에 마련할 계획이다.

신혼부부 대상 43만호 공급… 대출 소득요건도 완화

신혼부부와 양육가구를 대상으로 충분한 주택공급과 자금지원으로 ‘내 집 마련’ 부담을 완화할 방침이다. 우선 신혼부부의 주택공급을 △공공분양(뉴:홈) 15만5000호 △공공임대 10만호 △민간분양 17만5000호 등 2027년까지 총 43만호를 시세 대비 저렴하게 공급할 계획이다. 

또한 신혼부부의 구입·전세자금 대출 소득요건을 완화해 주거비 부담을 경감한다. 가령 전세자금 대출의 경우 기존 6000만원 이하가 소득기준 대상이었다면, 7500만원으로 늘리는 식이다. 기존 대출이 불가했던 6000만원~7500만원 가구의 경우 금리를 차등 적용할 계획이다.

아이 있는 가구의 주거지원도 강화한다. 출산 자녀 1인당 10%p, 최대 20%p(2자녀)까지 소득·자산요건을 완화해 공공분양·임대 입주대상을 확대한다. 또 혼인·자녀 양육 시 넓은 면적에 거주할 수 있도록 공공임대 우선 공급을 검토한다. 

아울러 혼인과 관계없이 자녀를 출산하는 가구에 대해 동일한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청년, 신혼부부 등이 이러한 주거정책 지원 정보를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상반기 중 주거복지 앱(마이홈)을 통해 자가진단, 맞춤형 통합정보를 제공한다. 

부모급여·자녀장려금 지급액 확대

올해부터 지급을 시작한 부모급여는 2024년부터 만 0살, 1살에 대해 각각 100만원, 50만원으로 늘어난다.

일하는 부모를 대상으로 환급형 세액공제 형태로 운영 중인 자녀장려금(CTC) 지급액과 지급기준도 개선할 계획이다. 기업의 양육 관련 지원금에 대한 세제지원을 강화하는 등 가족친화적 세법개정안도 마련한다. 

이용주 기획재정부 소득법인세정책관은 “가족친화적 세법개정안의 경우 기업에서 출산·보육을 지원할 경우 이를 경비로 인정해준다든지, 근로자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부분을 함께 검토해 출산·양육을 지원할 수 있는 세제로 바꾸겠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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