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가 2패 뒤 2승을 만들어냈다. 이제 딱 1경기만 남겼다.
한국도로공사는 4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흥국생명과 4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대 1(22-25 25-21 25-22 25-23)로 승리를 거뒀다. 원정에서 2경기를 내준 한국도로공사는 홈에서 2경기를 모두 이겨 시리즈를 5차전까지 끌고갔다.
예상치 못한 결과다.
흥국생명이 1차전과 2차전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면서 그대로 흥국생명이 통합 우승을 거두는 듯 했다. 이제껏 여자부에서 1차전과 2차전을 모두 승리한 팀이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한 경우는 100%에 달했기 때문이다.
2차전까지 흥국생명의 컨디션은 최상이었고, 반면 한국도로공사는 최악에 가까웠다. 옐레나가 2차전까지 평균 26.5점을, 김연경이 평균 22점을 기록하며 흥국생명의 공격을 책임졌다.
한국도로공사는 챔피언결정전에 앞서 현대건설과 플레이오프 2경기를 치르면서 이미 지친 상태였다. 설상가상 선수단 내에 감기가 전염되면서 선수들의 컨디션이 확 떨어졌다. 2차전에는 선수단 대부분이 마스크를 뛰고 경기를 뛸 정도였다.
하지만 3차전부터 대반격에 나섰다.
감기 증세를 어느 정도 회복한 한국도로공사 선수들은 홈팬들의 응원을 뒤에 업고 터프한 경기력을 펼쳤다. 2차전까지 빈 공간을 찌르는 흥국생명의 밀어넣기 공격도 몸을 아끼지 않는 수비로 실점을 줄여갔다.
여기에 3차전에는 원포인트 서버로 활약한 이예은의 활약상이 돋보였다. 이예은은 2세트부터 세트 막바지에 교체돼 코트를 밟았는데, 흥국생명의 리시브를 공략하면서 한국도로공사가 편하게 공격할 수 있는 밑바탕을 깔았다. 3차전에서 서브로 2점을 더하기도 했다.
3차전을 따낸 한국도로공사는 기세를 이어 4차전까지 따냈다.
1세트를 접전 끝에 한국도로공사에게 내줬지만, 선수들의 멘털은 꺾이지 않았다. 특히 4세트에서는 엄청난 뒷심을 발휘했다. 세트 내내 내내 끌려갔고 막판까지 16-21까지 몰렸던 것을 역전했다.
한국도로공사의 삼각 편대가 다시 위용을 되찾았다. 캣벨이 30점(공격성공률 43.28%)을, 박정아가 20점(공격성공률 36.54%)을, 배유나가 16점(공격성공률 50%)을 만들었다. 흥국생명과 매 세트 접전을 펼쳤지만, 결국 2세트부터 내리 역전승을 따내 승부는 5차전에서 치러지게 됐다.
이제 한국도로공사는 역사에 도전한다.
역대 V리그에서 남녀부를 통틀어 ‘리버스 스윕’으로 우승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1차전을 패한 뒤 내리 세 경기를 잡거나 1승2패에서 역전 우승을 한 적은 있어도 첫 2경기를 패한 뒤 내리 2경기를 잡는 ‘패패승승승’의 역사는 한 번도 없었다.
또 올 시즌 단 1번도 이기지 못한 인전 원정에서 우승에 도전한다. 정규시즌 3경기, 챔피언결정전전 2경기 등 5번의 인천 경기에서 모두 패배했다.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은 “물론 쉽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도전해볼 만하다고 본다. 분위기는 우리 쪽으로 넘어왔다”며 각오를 전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