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지-라이엇 게임즈 “소비자 ‘경험’ 확대로 e스포츠 위기 극복 가능해”

젠지-라이엇 게임즈 “소비자 ‘경험’ 확대로 e스포츠 위기 극복 가능해”

기사승인 2023-04-18 18:21:13
(왼쪽부터) 아놀드 허 젠지 CEO, 신지섭 라이엇 발로란트 e스포츠 총괄, 박원영 라이엇 게임즈 한국 커머셜 파트너십 총괄.   사진=성기훈 기자

한국 e스포츠 리더들이 업계 내에 도래한 위기 현황을 설명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책을 제시했다.

젠지e스포츠(젠지)는 18일 서울 강남구 젠지 사옥에서 e스포츠 기자들을 대상으로 e스포츠 업계의 현황과 미래를 논의하는 좌담회를 진행했다. 아놀드 허 젠지 CEO, 신지섭 라이엇 게임즈 발로란트 e스포츠 아시아태평양 총괄, 박원영 라이엇 게임즈 한국 커머셜 파트너십 총괄이 참석해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눴다.

첫 주제로는 ‘e스포츠 위기론’이 언급됐다.

앞서 1월 한국콘텐츠 진흥원이 공개한 ‘2022 한국 e스포츠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e스포츠 산업 규모는 2년 연속 축소됐다. 2019년 1398억원에서 2020년 1204억원, 2021년에는 104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13.9%, 12.9% 감소한 수치다.

3명의 관계자들은 e스포츠 위기론에 동의하면서도,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허 CEO는 “이제 터널 끝에 약간 빛이 보이는 것 같다”며 “위기 상황에서는 대처를 어떻게 하는지가 중요하다. 과거에는 투자자들이 e스포츠 업계에서 모든 곳에 투자했다면, 요즘은 최고 수준의 리그에만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허 CEO는 게임단이 살아남기 위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순한 e스포츠 팀이 되는 것이 아닌, 팀이 팬들에게 무엇을 제공할 수 있는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팀은 팬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는 e스포츠팀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올려야 한다. 가치 있는 팀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총괄과 박 총괄도 허 CEO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신 총괄은 “이런 현상은 라이엇 게임즈와 리그도 분명히 체감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들은 경기 침체에 접어들었을 때 더욱 본질적인 가치에 집중하며, 위기가 끝나게 되면 살아남은 기업들은 더욱 호황기를 누리게 된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신 총괄은 “거품을 걷어낸 상태에서 승부를 볼 수 있는 건전한 상태가 될 것”이라며 “산업적으로 더 인정받고 본질에 집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총괄도 “시장은 경기 침체 상황에서 가치가 늘어난다”라며 “경기 침체 이후에는 호황으로 접어들게 될 것”이라고 첨언했다. 

관계자들은 B2B(기업 간 거래)에 치중되어 있던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부문의 비중도 높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국내 게임단의 수익 모델은 B2B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B2B에만 의존해서는 수익 한계가 명확하다. B2C 비중을 늘려야 이용자들의 구매도 활발해져 자연스레 산업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

박 총괄은 “기존 스포츠는 상품화 사업을 통해 B2C 사업에서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라면서 “그러나 e스포츠의 경우 대부분의 팬덤이 ‘게임’이라는 ‘온라인’ 매개체에서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환경을 통한 ‘판매’ 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하지 못했다”고 짚었다.

박 총괄은 “이용자가 게임을 하면서 원하는 아이템을 구매하고, 게이머를 응원하고, 이를 디지털 재화로 구매하는 건 응당 당연한 것 같지만 아직 개발하지 못했다”고 알렸다. 또한 “(e스포츠 업계는) 매출의 70~80% 정도가 B2B에서 나오고 있다”며 “B2C와 5대 5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게임사도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B2C 수익 구조를 높이기 위해 팬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허 CEO는 “e스포츠는 팬들이 팬심을 표현할 수 없는 공간이 부족하다”며 “온라인 상에서 팬들이 자신의 팬심을 드러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용자가 온라인 상에서 게임단의 상품을 구매하면 이는 수익성 강화로 이어지게 된다. 허 CEO는 “(온라인 뿐만 안이라) 경기장 안에서의 혁신도 필요하다”며 “롤파크에서도 선수를 기념한 메뉴를 만들면 좋을 것 같다. 디즈니랜드처럼 재밌는 콘텐츠가 나올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 총괄은 이용자에게 경험을 선사해 수익적으로도 이득을 올린 케이스로 LCK 영화관 상영을 예시로 소개했다. 

LCK는 영화관에서 ‘2023 LoL 챔피언스 리그 코리아’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는데, 이번 스프링 결승전의 경우 영화관 티켓 판매과 현장 티켓 판매가 비슷한 수익을 올렸다. 시즌 중에도 경기가 치러지면 전국 11개에서 20개의 영화관에서 경기가 상영된다. 3000~5000석이 추가로 만들어지는 셈이다.

박 총괄은 “지방에 거주하고 있는 팬들은 서울에 있는 롤파크까지 방문하기가 어렵다. (영화관이) 팬들에게 경험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 리그에도 수익을 올려주는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성기훈 기자 misha@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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