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당선인 신분으로 전주시의회 초선의원 당선인 워크숍에 참석해 욕설과 폭언을 퍼부어 논란이 된 우범기 전주시장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6일 ‘당직 자격정지’ 3개월의 징계를 결정했다.
이번 징계를 두고 지역 정치권 일각에서는 우 시장의 정치적 이력에 흠이 되지 않는 ‘경징계’ 수준이며, 이제 정치적 부담을 내려놓고 행정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이번 징계가 두고두고 우 시장의 발목을 잡게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비슷한 시기 같은 당의 최강욱 의원이 성희롱 발언 논란으로 당원 자격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것과 비교해 징계가 너무 가볍다는 평가가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어서다. 최 의원은 자신이 의식하지 못한 채 내뱉은 말이 성희롱 논란을 일으켰지만, 우 시장의 경우 음주상태에서 제 발로 시의원들을 찾아가 폭언과 욕설을 내뱉으며 불미스러운 신체적 접촉까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징계에 대해 서난이 전북도의원이 페이스북을 통해 말한 것처럼 “1년 만에 나온 징계가 이런 경징계인 건 본 사안에 대한 판단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것 같다”는 공감대가 정치권에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제대로 된 징계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언젠가는 반드시 이 부분이 부각될 수밖에 없고,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써 우 시장의 발목을 잡는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더욱이 이번 징계에서 불미스러운 신체적 접촉 부분은 아예 징계대상 목록에 포함되지도 않았다. 이는 여성단체 등 시민사회단체들이 우 시장과 함께 할 수 없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전북 정치권 관계자는 “‘경징계라 괜찮다’는 시각은 지극히 초보적인 분석”이라며 “징계를 받았다는 것 자체가 선출직 공직자에게는 치명적인 것이고, 더욱이 그 징계가 적절치 못해 뒷말까지 무성하다면 다음 선거 때 공천은 포기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전주=김영재 기자 jump0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