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 보훈의 달 "전우들이여, 고맙고 또 고맙다"

호국 보훈의 달 "전우들이여, 고맙고 또 고맙다"

-국립현충원 찾은 상이군경회 송파지회

기사승인 2023-06-01 17:12:16
"전우여, 고맙고 또 미안하다"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1일 오전 상이군경회 송파지회 소속 국가 유공자들이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고귀한 목숨을 바친 전우들의 묘역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올해는 6,25전쟁 정전협정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태극기 교체·헌화·묘비 닦기 등
-동지들, ‘언제나 기억하겠습니다’

 ‘1967년 7월 1일’ 베트남 전장에 파병된 백마부대 소대장 노번웅 중위의 머리가 쭈뼛 솟고 등에서는 식은땀이 흐른다. 칠흙 같은 어둠 속 밀림 어디선가 총성이 들리기 시작하더니 베트콩과 우리 군인들의 교전이 시작되었다. 노 중위도 병사들을 지휘하며 전투에 임했지만 어느 순간 한 병사의 ‘소대장님’을 외치는 다급한 목소리와 함께 노 중위는 정신을 잃었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정신을 차린 노 중위는 야전병원 침상에 누워 있었다. 그리고 왼쪽 발목은 절단되고, 오른쪽 다리도 성한 곳이 없었다. 어느새 56년의 시간이 흘렀다.
노번웅 상이군경회 송파지회장을 비롯 상이군경회 송파지회 소속 국가 유공자들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51묘역을 찾아 베트남전에서 함께 작전에 투입됐다가 먼저 세상을 떠난 동료들의 묘비를 닦고 있다.

윤상로 대위, 하상철 대위...
동료 소대장들의 이름을 조용히 불러 본다. 일명 ‘홍길동작전’에 투입되었던 전우들은 동작동 국립묘지 양지바른 곳에 누워 오늘도 말없이 대한민국을 지키고 있다.
어디서 날아왔는지 까치 한마리가 묘비 위에 앉아 전우들에게 예의를 갖추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호국보훈의 달이 시작되는 1일, 노번웅 중위는 상이군경회 송파지회장의 이름으로 전우들을 찾았다. 전투지는 다르지만 베트남 전에 참전해 부상을 입은 국가유공자 6명의 회원과 함께했다. 상이군경회 송파지회 회원들은 이날 국립서울현충원 51묘역을 찾아 베트남 전쟁에 함께 참전한 옛 전우들을 참배하고 태극기 교체·헌화·묘비 닦기 등 활동을 펼쳤다.
'불편한 몸 이끌고 전우 묘역 찾은 국가유공자들'
서울 송파구 상이군경회 소속 국가유공자들이 1일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국립서울현충원 51묘역에서 베트남 전쟁에 함께 참전한 전우들의 묘비에 경례하고 있다.

이날 현충원을 찾은 최내균(76‧송파) 국가유공자는“전쟁을 겪으며 훈련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훈련의 땀 한 방울이 실전에서 피 한방을 대신한다’는 말처럼 군인은 매사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면서 “조국을 위해 피 흘리고 희생한 분들 덕분에 오늘의 풍요를 누리게 되었다”고 말한다.

한편,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국가와 사회공동체를 위해 희생 하신 분들에 대한 예우를 담아 취임 후 ‘보훈대상자 확대 지원’을 첫 번째 결재 사항으로, 지난해 10월부터 보훈(예우)수당을 월 10만원으로 인상하고 6.25전쟁 참전유공자 위문금 지급 제도를 신설하는 등 국가유공자 복지 향상에 앞장서고 있다.
노번웅 상이군경회 송파지회장(사진)은 베트남전쟁 당시 함께 작전에 나갔다고 돌아오지 못한 윤상로 대위와 동료들의 묘비를 닦으며 잠시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글·사진=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
곽경근 기자
kkkwak7@kukinews.com
곽경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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