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본점 이전 과정에서 산은 본연의 역할이 축소되거나 조직의 경쟁력이 훼손되는 일이 없을 것”이라며 “상반기 중 마무리될 지방 이전 시 산은의 역량 강화방안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노조와 직원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20일 취임 1주년을 맞아 산업은행 본점 동관 7층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산은 본점 부산 이전은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자 핵심 국정과제다. 현재 산은은 이전 공공기관 지정안을 비롯한 행정절차를 마무리 한 상태이며 산은의 본점 소재지를 서울특별시로 규정하고 있는 현행 산업은행법의 국회 개정 절차를 남겨놓고 있다.
강 회장은 “산은 회장 입장에서 지방 이전 계획을 수립하고 수도권과 동남권을 두 축으로 대한민국의 경제가 재도약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본점 이전 과정에서 산은 본연의 역할이 축소되거나 조직의 경쟁력이 훼손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점 이전에 대한 직원 여러분과 노조의 절박한 심정과 국회 및 국민 여러분의 우려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고 깊이 공감하고 있다”며 “상반기 중 마무리 될 ‘지방 이전 시 산은의 역량 강화방안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노조와 직원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강 회장은 취임 이후 지난 1년 동안의 성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에 대해 KG그룹의 쌍용차 인수라고 말했다. 강 회장은 “만년 부실에 허덕이던 쌍용차가 지난해 8월 KG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으면서 법정관리를 끝내고 정상화의 발판을 맞이했다”며 “이제는 사명을 KG모빌리티로 바꾸고 신차 흥행을 발판으로 흑자 전환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강 회장은 또 “취임 후 대우조선해양의 신속한 매각 원칙을 세운 지 3개월 만인 지난해 9월 한화그룹의 2조원 신규투자를 이끌어냈다”며 “이후 한화오션이라는 새 간판을 달았고, 재무구조 개선과 질적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강 회장은 지난해 9월 원도 레고랜드 개발을 맡았던 강원중도개발공사의 회생 신청 사태에서 채권시장 혼란을 맊기 위해 13조6000억원 규모의 채권시장 안정화 프로그램을 가동한 점도 산은의 성과라고 소개했다.
강 회장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무산 가능성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대한항공-아시아나 결합은 현재 신고 대상 13개국 중 10개국의 기업결합 심사가 끝났고 미국, 유럽연합(EU), 일본의 결정만 남은 상황으로 이르면 올해 3분기 중 결론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한진칼 지분 처분 계획을 포함해 무산 시 '플랜B'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1월 EU 경쟁당국을 만나 합병 필요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고, 올해 5월에도 미국 법무부에 이 같은 의견을 전했다”며 “정부 부처의 지원을 요청하는 등 조속한 심사 완료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HMM의 새 주인찾기에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강 회장은 “HMM 지분매각과 관련해서는 매각자문사에서 다수의 전략적 투자자를 대상으로 인수의향을 태핑 중”이라며 “매각작업이 차질없이 수행된다면 연내 SPA 체결도 가능하리라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1월 HMM 지분처리 관한 관계기관 협의를 끝내고 4월에 매각자문사를 선정해 기업실사와 잠재매수자 물색, 최적의 거래구조 설계 등 매각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며 “조만간 컨설팅 최종결론이 확정될 예정”이라고 첨언했다.
산업은행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는 KDB생명보험의 매각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강 회장은 “과거 금호그룹 부실처리 과정에서 2010년 산은이 결성한 사모펀드가 금호생명을 인수한 이래 KDB생명은 산은에게 줄곧 ‘아픈 손가락’이었다”며 “재무구조 개선 작업의 일환으로 지난 5월 75% 무상감자로 자본금을 줄이고 이월결손금을 축소하는 한편 산은이 신종자본증권 차환발행분 2160억원 전액을 매입해 자용자본 관리도 용이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수의 원매자들이 있는 것으로 파악돼 이번 본입찰에서 매각이 성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