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이 수익다각화를 위해 만든 자회사와 계열사들이 실적부진에 빠졌다. 특히 빗썸의 주요 자회사 중 유일하게 이익을 기록한 빗썸시스템즈는 폐업하면서 수익성 확보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22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빗썸의 자회사 빗썸시스템즈가 최근 폐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3월 출범한 빗썸시스템즈는 빗썸 관계사가 필요로 하는 IT 컨설팅 등을 제공하고, 빗썸 인프라를 오픈 API 형태로 제공하는 비브릿지 서비스도 운영해왔다. 빗썸시스템즈는 지난해 매출 21억원, 당기순이익 3억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가상자산 업계의 업황 부진과 수익성 문제 등으로 빗썸시스템즈를 폐업했다는게 빗썸의 설명이다. 빗썸 관계자는 “대내외적 시장 상황에 따라 빗썸 거래소 사업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기 위해 경영을 중단하게 됐다”고 말했다.
빗썸시스템즈가 폐업하면서 현재 빗썸의 주요 자회사는 로똔다, 빗썸메타 2곳이 남아있는데, 이들 모두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먼저 지난 2021년 말 출범한 로똔다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2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2022년 출범한 빗썸메타도 63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특히 빗썸메타는 계열사 중 가장 많은 170억원을 투자받았는데, 설립 1년이 넘도록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로똔다의 경우 올해 2월 서비스를 시작한 가상자산 지갑 서비스 부리또월렛이 여러 회사와 업무협약을 맺고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면서 실적 개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빗썸이 타법인에 투자한 성적표도 긍정적이지 않다. 빗썸코리아의 지난해 말 기준 타법인출자 내역을 보면 약 301억4800만원의 평가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이 중 빗썸과 버킷스튜디오가 각각 60억원의 자금을 공동 출자해 설립한 빗썸라이브에 대한 빗썸코리아의 투자손실(평가손실)은 55억9000만원으로 집계됐다.
또한 빗썸의 최대주주인 비덴트가 상장폐지 기로에 놓인 가운데, 비덴트가 빗썸도 손실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빗썸과 비덴트는 복잡한 출자고리로 엮여 있는데 빗썸코리아도 비덴트 지분을 소수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빗썸은 지난 2018년 131억원을 들여 비덴트 주식 2%를 확보했지만 비덴트의 사업 및 실적 악화로 해당 지분 가치는 이미 상당수 감소했다.
빗썸이 평가한 비덴트 주식의 장부가액은32억8300만원이다. 직전 회계연도에 대비 224억7000만원의 평가손실이 난 상황이다. 만약 비덴트가 상폐될 경우 257억원 가량이 전부 손실로 처리될 수 있다.
빗썸 관계자는 “빗썸은 로똔다, 메타 등을 중심으로 새로운 수익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본연의 경쟁력 강화 및 신사업 연착륙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며 거래소 앱, 서비스 개발 등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