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CGV 대규모 증자에 ‘투자자 쇼크’…그룹株도 동반 ‘약세’

CJ CGV 대규모 증자에 ‘투자자 쇼크’…그룹株도 동반 ‘약세’

CJ CGV, ‘21.10%’ 폭락…2008년 주가 수준 되돌아가
지주사 CJ, 계열사 주가도 나란히 ‘파란불’
기존 주식보다 신주 비율 높고 예정발행가 낮다…주가하락 우려
재무구조 안정화는 긍정적이란 평가도

기사승인 2023-06-23 06:00:45
CGV. 연합뉴스

CJ CGV 주가가 폭락했다.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해 대규모 유상증자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지주사 CJ와 상장 계열사들의 주가도 연이어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증자 규모가 상장 주식 수보다 월등히 높고, 신주 발행가도 저점에 형성됐다는 이유다. 결국 주식가치 희석에 따른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단기적 주가 하락은 피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다만 하반기 풍부한 기대작들의 공개로 실적은 4년 만에 ‘흑자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CJ CGV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8.22% 하락한 1만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특히 전날인 21일에는 21.10% 폭락한 1만1440원에 거래가 종료됐다. 

연이은 하락세로 CJ CGV 주가는 이틀 연속 52주 최저가를 갈아치웠다. 지난 2008년 10월에 기록한 1만2800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종가 기준 최고점(12만1500원) 대비 무려 '91%' 줄었다.

CJ CGV는 올해 1분기 실적 회복세에 들어섰다. 연결 기준 매출액이 393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했다. 영업손실도 549억원에서 141억원으로 74% 축소됐다. 

이는 지난해 12월 개봉한 ‘아바타: 물의 길’ 흥행 영향이 1분기까지 이어지고, ‘스즈메의 문단속’,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관객들의 호평을 받은 영향이다. 그러나 유상증자로 인해 주가는 최저점에 근접했다.

앞서 CJ CGV는 20일 이사회를 열고 57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이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고 밝혔다. 주당 7630원에 신주 7470만주(보통주)를 발행한다는 계획이다. 유상증자 주관사로는 신한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이 참여한다. 지주회사인 CJ도 600억원 규모로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뿐만 아니라 CJ 자회사인 CJ올리버네트웍스가 약 4500억원 규모의 지분을 현물 출자한다. CJ CGV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총 1조원 규모로 자본이 투입되는 것이다. CJ CGV는 이번 증자를 통해 모인 자금 중 채무상환에 3800억원을 사용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시설자금에 1000억원, 운영자금으로 900억원을 지출할 예정이다.

통상 유상증자는 주식 수가 대폭 증가해 기존 투자자들의 지분가치가 희석된다. 때문에 주식시장에서는 악재 소식으로 통한다.

CJ CGV가 새롭게 발행할 예정인 신주 7470만주는 증자 전 발행주식 총수(4772만8537주)보다 1.6배가량 많다. 기존 주식보다 신주 비율이 더 높아지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특히 신주 예정발행가는 7630원으로 유상증자 소식이 전해지기 직전 거래일 주가(1만4500원, 종가기준)보다 47% 낮게 평가됐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주가 하락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는 이유다.

주가 폭락 당시 지주사인 CJ 주가도 전 거래일 대비 4.99% 하락했다. 유상증자 소식에 실망감을 느낀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집중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CJ는 이번 증자도 포함할 경우 지난 3년간 CJ CGV에 총 8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하게 된다.

같은 날 CJ그룹 주요 계열사들도 약세를 보였다. 우선 CJ 제일제당은 전 거래일 대비 주가가 5.31% 내려갔다. 같은 기준 코스닥 상장사인 CJ ENM도 5.50% 내려가는 등 높은 낙폭세를 나타냈다. 

증권가에서는 단기적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한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극장업에 대한 시장 의구심과, 유상증자의 규모가 매우 큰 만큼 단기 주가 불확실성은 피해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만 유상증자에 따른 재무구조 안정화는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지 연구원은 “그러나 가장 큰 리스크로 꼽혀 왔던 재무구조 안정화는 긍정적 해석이 필요하다”며 “자본확충을 통한 순차입 축소로 이자비용은 감소하고, 매년 100억원 수준의 올리브 네트웍스 배당과 점진적인 본업 턴어라운드로 자금사정이 훨씬 좋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CJ CGV가 올해 4년만 ‘흑자’를 달성할 것이란 기대감도 제기된다. 대신증권은 CJ CGV의 올해 전체 관객 수가 1억4000만명으로 전년 대비 20% 증가하고, 지난 2019년의 62%까지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오는 3·4분기에도 인디아나존스5, 미션임파서블7, 오펜하이머 등 지난해 대비 풍부한 작품들이 준비 중”이라며 “CJ CGV의 연간 영업이익은 4년 만에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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