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분기 잠정 실적 공시에서 지난 1분기와 동일한 ‘어닝쇼크’ 수준의 집계치를 내놨다. 이에 주가도 미끄러지면서 7만전자를 하회한 수준에서 거래 중이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가 오는 3분기에 턴어라운드(실적 개선)를 달성할 것이라 전망한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51분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14% 하락한 6만9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7일 개장 직전 공시를 통해 지난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7% 감소했다고 잠정치를 밝혔다. 이는 2009년 1분기에 기록한 5900억원 이후 14년만 최저치다. 2분기 잠정 매출액은 60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3% 줄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7만1600원) 대비 2.37% 하락한 6만9900원까지 미끄러지면서 장을 마감했다. 7만전자 저지선이 뚫린 셈이다. 약보합세는 장 초반 이어지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 실적은 금융투자업계가 예상한 시장 기대치를 웃돌거나 부합하는 실적이다. 시장은 메모리 반도체 경기가 2분기에 저점을 찍을 거란 '바닥론'을 주장했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가 3분기 내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과 함께 주가는 여름에 다소 부침을 겪고, 오름세로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은 10일 보고서에서 메모리 부문이 재고자산평가손실이 1분기보다 줄어들면서 바닥을 찍고 개선세로 돌아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PC와 모바일 중심으로 고객사 재고 정상수준에 근접한 영향으로 보인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3분기부터 공급 축소와 수요 회복 효과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D랩 평균판매가격(ASP) 상승 시점을 앞당길 것”이라며 “DDR5 비중이 지속 확대되면서 혼합평균판매단가(blended ASP)는 상승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일부 증권사는 삼성전자가 3분기 영업이익이 3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을 사업 부문별로 보면 메모리 반도체와 삼성디스플레이(SDC)의 실적이 기대치를 웃돌았다”며 “비메모리 반도체와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기대치를 밑돈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는 3분기에 실적 턴어라운드를 기록할 것"이라며 "3분기 매출액 전망치를 2분기보다 13% 늘어난 67조7000억원, 영업이익은 512% 증가한 3조7000억원으로 제시한다”고 말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실수요의 회복이 예상 대비 더디지만, 업계는 공급을 수요에 지속 후행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전방 재고 축적은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하반기 재고자산평가손실 축소 가속화로 업황 회복 속도를 상회할 실적 개선 속도와 고정가 반등 사이클을 앞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