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미래 먹거리’ STO 집중…차별점 선보인 곳은 어디

증권사, ‘미래 먹거리’ STO 집중…차별점 선보인 곳은 어디

STO, 자산시장 유동성 공급·투자 기회 제공 ‘기대’
기존과 색다른 신규 투자상품 출시 가능성 높아
SK·하나증권, 기존 모델 외 ‘특색’ 가진 활로 개척

기사승인 2023-07-11 06:00:34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최근 국내 증권사들이 토큰증권발행(STO) 시장 선점을 위해 발 벗고 나서는 모양새다. 이는 금융당국이 가이드라인 제시와 관련 제도 마련에 착수하면서 미래 먹거리로 부상한 것에 기인한다. 증권사들은 은행, 조각투자, 블록체인 등 다양한 기업들과 맞손을 통해 협의체를 구성하는 상황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증권가에서 STO 시장 선점을 위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STO는 이 업계의 신사업 분야로 손꼽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도 토큰증권(ST)을 제도권에 편입하기 위한 입법 공청회가 예정됐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은 국민의힘 정책위원회와 정무위원회,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가 이달 13일 벤처·스타트기업(氣UP) STO 공청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공청회에서는 STO 제도화를 위해 전자증권법과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주요내용과 자본시장 활력 제고를 위한 STO 정책방향 등이 공개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 공청회는 지난 2월 금융위원회에서 '토큰증권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방안'이 발표된 이후 4개월 동안 당정이 함께 준비한 법안이라는 게 의원실 측 설명이다. 시장 진출 발판이 마련됐으니, 관련 법안을 짚어 STO가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게 한다는 입장으로 해석된다.

토큰증권이란 부동산, 미술품, 지식재산권 등 자산을 분산원장 기반으로 발행한 디지털 자산을 뜻한다. 해당 자산들이 토큰증권으로 발행될 경우 자산 시장에는 새로운 유동성을 공급하고, 투자자들에게는 새로운 투자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울러 본질적으로 자본시장법상 증권이다. 

때문에 금융당국은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제정해 비증권 가상자산에 대해서도 규율 체계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로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것이다. 

가이드라인에는 △토큰증권을 전자증권법 제도상 증권 발행 형태로 수용 △발행인 계좌관리 허용 △장외거래중개업 신설 등이 담겼다. 시장에서는 토큰증권이 발행될 경우 신규 유동성을 공급하고, 투자자들에게 투자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추정한다.

업계에서는 규제 차원의 적절한 대응 및 기존 사업 영역과 디지털 자산업을 결합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자로 증권사를 꼽는다. 비정형적 증권 발행과 유통이 현실화할 경우, 기존과 색다른 투자 상품들이 신규 출시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이에 따른 수혜를 기대한다는 얘기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디지털자산기본법에 증권사들의 토큰증권 근거가 반영될 경우, 해당 시장 진출을 시작으로 전통 증권사들의 디지털 자산업 관련 신사업 추진 시 시장 재편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증권사들은 토큰증권을 신규 먹거리로 보고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 이색적인 분야의 STO 사업에 진출하는 모습도 확인됐다. 통상 주요 협업 대상으로 음악 저작권, 부동산, 미술품 등 조각투자 기업들이 선정되는 데 반해 유튜브 채널, 원자재, 특허권 등 새로운 활로를 개척해 나가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하나증권이다. 우선 하나증권은 MCN회사인 크리시아미디어와 유튜브 채널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조각 투자할 수 있도록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올해 하반기 유튜브 채널의 수익에 대한 조각투자 플랫폼인 ‘팬드’ 서비스 출시를 계획 중이다. 국내 유튜브 시장이 주목받는 만큼, 다수가 만족할 수 있는 유튜브 채널 기반 STO 상품을 선보이겠단 포부다.

하나증권이 팬드에 상품 공급을 담당하고, 크리시아미디어는 운영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 성장 분석 서비스인 ‘팬드알파’의 노하우를 활용해 거래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방식이다.

이외에도 하나증권은 지난해 4월 루센트블록과 맞손을 통해 부동산 조각투자에 진출해 ‘소유’ 플랫폼의 계좌관리기관으로 지정돼 있다. 올해 상반기엔 아이티센과 ‘센골드’로 원자재 조각투자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더불어 서울옥션과는 ‘프린트베이커리’에서 미술품 조각투자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마지막으로 세인트조이와 게임개발, 유통 관련 조각투자를 구상 중에 있다.

SK증권의 경우 특허권 기반 토큰증권 사업에 나선다. 이를 위해 금융 IT 전문 코스닥 상장 기업인 핑거과 사업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해당 협약으로 양사는 특허권 STO 사업과 함께 디지털 자산분야 공동사업 협력체계 구축, 제반 인프라 및 기술요서 협력 등을 추진한다.

SK증권은 업계 최초로 부동산 토큰증권사 펀블의 계좌관리기관으로서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유동화 시스템을 구축한 바 있다. 이후 영화IP(바른손랩스)·미술품(서울옥션블루)·선박금융(해양자산거래)·신재생에너지(파이브노드) 등 다수의 기업과 제휴를 통해 토큰증권 생태계를 확대하고 있다.

한편, 금융권에서는 향후 토큰증권 시장의 성장세를 주목하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토큰증권 시대의 개막’ 보고서에서 BCG컨설팅이 지난해 발표한 글로벌 시장 전망을 토대로 국내 토큰증권시장을 내년 34조원을 시작으로 오는 2030년 367조원까지 성장한다고 추정했다. 

신석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국내 토큰증권 시장은 주식, 부동산 등을 포함해 금융업 관련 시장이 70%를 차지할 것"이라며 "2030년에는 국내총생산(GDP)의 14.5%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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