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주식시장의 화두는 ‘2차전지’로 설명된다. 코스닥 대장주인 에코프로는 이달 들어 주가 100만원을 돌파하면서 ‘황제주’ 자리에 올랐다. 개인투자자들도 끝을 모르는 매수세에 열중인 모양새다. 이와 함께 2차전지 관련 종목들인 금양과 포스코홀딩스 주가도 수직 상승 중이다.
그러나 엘앤에프는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인다 원재료 수직계열화와 고객사 의존도 등의 영향에 경쟁사 대비 투심이 뒤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증권가에선 엘앤에프의 주가 할인요소가 해소 국면에 돌입했다고 분석한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차전지 대장주로 분류되는 에코프로는 전 거래일 대비 11.19% 상승한 111만8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에코프로는 이달 들어 장 중 100만원선을 웃돌면서 코스닥 '황제주' 자리를 넘봤으나, 마감 기준으로는 상승 폭을 소폭 반납해 투자자들의 아쉬움을 자아냈다. 그러나 이날 급등으로 결국 수성에 성공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16년만의 황제주가 탄생한 셈이다.
에코프로는 올해 초부터 국내 증시를 끌어올린 2차전지주의 대표주자다. 에코프로 주가는 올해 초 11만원에서 무려 916% 급등했다. 개인투자자의 투심 결집이 상승세를 이끌었단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개인투자자들은 올 상반기 에코프로 주식을 1조9144억원가량 순매수했다. 이달 들어서는 외국인도 투자 포지션을 바꿔 4437억원을 순매수해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특히 공매도 숏커버링 효과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숏커버링은 주식시장에서 빌려서 팔았던 주식을 되갚기 위해 다시 사는 환매수다. 미국 대표 기술주인 테슬라와 엔비디아의 상승세도 숏커버링이 하나의 원인으로 추정된다.
에코프로의 공매도 잔고는 지난 13일 기준 136만2377주다. 전체 주식의 5.12%가 공매도로 잡혀있다. 그러나 지난달 초 180만주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크게 줄었다. 공매도 세력들이 주가 하방에 배팅했으나 반대로 주가가 크게 상승하면서 대차 잔고를 줄이기 위함으로 보인다.
이 같은 에코프로의 상황 속에 2차전지 관련주들도 동반 상승세다. 우선 포스코홀딩스 주가는 이달 들어 25.7% 급등했다. 역대 최고가를 연이어 갱신하는 주가 흐름이다. 특히 오는 2030년까지 2차전지 소재 분야에서 매출 62조원을 올리겠다고 발표하면서 관련 소재사업 투자 계획을 밝힌 점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2차전지 같은 기준 테마주로 분류되는 금양은 109%나 올랐다. 투자자들의 2차전지 열풍이 비단 에코프로에만 한정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홀로 부진을 면치 못하는 2차전지 종목이 있다. 바로 코스닥 시총 상위건이자 양극재 전문기업 엘앤에프다. 엘엔에프 주가는 이달 들어 2.26% 떨어졌다. 앞서 살펴본 에코프로와 기타 종목들과 달리 하락세다. 올해 기준으로는 36% 증가했으나 2차전지 상승세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에선 다른 양극재 기업에 비해 더딘 원재료 수직계열화와 저조한 소재 내재화율(국산화율)을 주가 부진의 원인으로 꼽는다. 에코프로의 경우 지난 2017년 약 2조원을 투자해 포항캠퍼스를 조성했다. 이를 기반으로 중점 사업인 원재료, 전구체, 양극재, 폐배터리 재활용 등 밸류체인 수직 계열화를 이뤄냈다. 포스코홀딩스도 풀 벨류체인을 구축한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에 편중된 매출도 악영향으로 추정된다. 엘앤에프의 전체 매출 중 LG에너지솔루션의 비중은 80%가량으로 알려졌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의 사업 현황에 따라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분기 잠정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기 때문에 우려되는 부분이다.
다만 증권가에선 엘앤에프의 주가 할인요소가 해소 국면에 돌입했다고 평가한다. 전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엘앤에프의) 현재 주가는 2025년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할 경우 13.7배 수준으로 경쟁사 평균인 41.7배와 비교하면 밸류에이션 할인이 과도하다”며 “원재료 내재화와 단일 고객사 등의 할인 요소는 점차 해소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