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L 챔피언스 코리아(LCK)’가 지속가능한 프로 LoL e스포츠 생태계 구축을 위해 균형지출제도(Sporting Financial Regulations)를 도입한다고 19일 밝혔다.
균형지출제도는 각 팀의 선수 연봉 규모를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해 팀과 선수, 리그의 균형 있는 성장을 가능케 하는 제도다. 연봉 총액에 상한을 두는 타 프로스포츠의 셀러리캡 제도와 유사하다. LCK는 올해 말 스토브리그를 계도 기간으로 설정하고, 2024년 스토브리그부터는 균형지출제도를 완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게임단의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면서 균형지출제도의 필요성은 그간 지속적으로 언급돼왔다.
LCK는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에서만 7차례 우승하는 등 세계 최상위 레벨의 선수들이 활약하는 리그다. 이에 걸맞게 선수들의 평균 연봉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팀별 상위 연봉 5명의 연봉 총액을 합산한 평균 액수는 불과 2년 만에 71%가 늘었다. 높은 몸값과 수익 모델 부재,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상당수 게임단이 적자에 시달렸고 리그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품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왔다.
LCK는 팀과 리그가 지속가능성을 확보한 가운데서도 경쟁력을 유지 및 강화하려면 균형 잡힌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팀들이 과도한 영입 경쟁으로 인한 출혈보다는 팀 간판스타 발굴과 육성이라는 장기적인 목표를 세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균형지출제도의 방향성이다.
균형지출제도의 상한선 수준은 LCK에 참가한 10개 팀의 최근 수익금을 고려해 정했다. 팀 로스터에 등록된 전원이 아닌 팀별 보수 상위 5명의 총액 기준으로만 판단하고, 이 기준점은 2년마다 재산정된다. 선수 개개인에 대한 연봉 상한선은 없다. 게임단이 기준 금액 이상 지출할 경우에는 구간에 따라 다른 사치세가 적용되며, 이 사치세는 나머지 팀에 균등 분배된다. 투자 여력이 있는 팀들의 자율성을 보장하면서도 리그 내 균형을 유지하는 장치다.
계도 기간인 올해 말 열리는 스토브리그에선 사치세가 발생하더라도 80%가 감면된다. 2023 LCK 스프링 통합로스터 제출일까지 계약을 체결한 기존 선수는 상한선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만 총액에 반영된다. 실제 보수총액이 상한선의 5분의 1에 미치지 않거나, 예외조항 적용 결과가 더 낮을 경우에는 더 낮은 금액으로 적용된다.
하한선은 올해 LCK가 각 팀에게 배분한 수익의 70% 수준으로 설정됐다. 이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선수 보수총액으로 지출하는 팀은 사치세 분배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밖에도 LCK는 한 팀에서 오래 활약한 선수에겐 감면 혜택을 제공해 간판스타를 육성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고, ‘슈퍼팀’을 만들 수 있는 여지 또한 남겨뒀다.
LCK 스플릿 5회 이상 우승 또는 ‘미드시즌인비테이셔널(MSI)’, 롤드컵과 같은 국제 대회에서 3회 이상 우승한 선수들에 대해서는 연봉의 50%만 총액에 반영된다. 우승 횟수와 상관없이 한 팀에 3년 이상 근속한 선수들은 장기근속 우대의 일환으로 총액 계산 시 30% 감면 혜택을 받는다. 이들 감면 조건은 중첩돼 적용할 수 있다. 실제 보수총액 가운데 3~40% 정도만 총액에 반영된다. T1의 원클럽맨인 ‘페이커’ 이상혁이 이에 해당한다.
LCK는 이와 같은 예외 조항은 지난 4월 진행된 리그 사무국과 선수 분과에 참가한 각 팀 대표 선수들 간의 미팅에서 나온 의견을 수렴해 마련됐다고 밝혔다.
이정훈 LCK 사무총장은 “LCK는 지난 10년간 많은 발전을 거듭해 왔고, LoL e스포츠는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만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라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통해 다가오는 10년 역시 팬들에게 즐거움을 드릴 수 있는 LCK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