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이 IB사업 부문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국내 제약회사인 제넥신의 제2 마곡 연구·개발(R&D)센터 건립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단독 주관사로 들어가는 것이 결정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넥신은 최근 수년간 적자를 기록하면서 매출액보다 영업손실이 훨씬 큰 기업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준공물의 담보가치에 의해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투자증권은 국내 제약회사 제넥신의 제2 마곡 R&D센터(서울시 강서구 마곡동 762-3번지 마곡3 도시개발구역)에 단독 주관사로 들어간다. 시공사는 신세계건설로 알려졌다.
앞서 제넥신은 지난달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서비스템에 ‘타법인주식및출자증권처분결정’ 보고서를 공시했다. 보고서에는 제넥신 컨소시엄 R&D센터 신규시설투자를 294억2000만원 규모로 집행할 예정이라고 적혀있다. 이 같은 규모는 제넥신의 지난해 자기자본 2809억원 대비 10.47%에 해당된다. 제넥신의 지분율은 28%다.
이후 동월 31일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위해 설립된 마곡컨소시엄제일차는 해당 사업과 관련해 올해 7월에 체결하는 대출약정에 따라 특수목적법인(SPC) 등 대주들로부터 총 1480억원 한도의 대출을 조달하기로 약정했다.
이에 따라 단독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전체 1480억원의 대출 중 370억원을 조달한다. 대출실행일은 지난 12일로 만기일은 오는 2026년 7월12일이다. 또한 한국투자증권은 대출채권 매입확약과 사모사채 인수 및 자금보충의 의무를 진 것으로 확인됐다.
마곡은 부동산 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중요 거점이다. 제넥신의 제2 마곡 R&D센터가 들어서는 서울시 강서구 마곡동 일대는 마곡산업단지가 조성돼 있다. 단지에는 LG·코오롱·롯데·이랜드·오스템임플란트·대상·한독 등 100여개가 넘는 기업들이 자리했다. 또 R&D시설이 밀집해 있어 바이오 관련 분야의 시너지 창출도 가능하다.
하지만 제넥신은 적자 기업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제넥신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93.6% 급감했다. 영업손실은 무려 319.6% 늘었다. 지난 2009년 코스닥 상장 이후 2015년 1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매년 영업적자가 지속됐다. 1분의 경우 지난해 GX-E4(빈혈치료제) 기술이전 매출 기저효과로 외형이 크게 축소됐다.
뿐만 아니라 지난 1999년 설립 이후 창업 24년차에 접어듬에도 불구하고 상용화된 신약이 전무하다. 뚜렷한 신약 개발 성과가 지지부진하기 때문에 영업적자도 지속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측은 신약 개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보유 중인 아지노모도제넥신 지분 178만5000주(25%)를 매각해서 현금 확보에 나서기도 했다. 보유한 지분을 전량 매각하는 것으로 확보한 자금은 대부분 신약 연구개발에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각에서는 추가적인 R&D 센터 건립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 추정하는 주장을 내놓는다.
다만 통상 부동산 PF는 사업장에 대한 신용도로 진입하기 때문에 단독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차주 신용도와 관계없이 준공물의 담보가치를 따져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