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7월 수출액이 코로나19 이후 최대폭으로 하락했다. 내수 경기 회복세 부진에 따라 수입 감소세가 지속된 것이다. 증권가에선 중국의 경제 부진이 하반기 국내 금융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9일 중국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에 따르면 지난 7월 중국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5% 급락한 2817억6000만달러(약 369조7000억원)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발생 직후인 2020년 2월 이후 3년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이후 3~4월 반등세를 보였으나, 5월부터 감소세로 전환해 낙폭이 증가했다.
중국의 7월 수입은 2011억6000만달러(약 264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4% 줄었다.
같은 달 수입 증가율도 전월 대비 6.8% 감소했다. 중국의 월간 수입 증가율은 지난해 10월 이후 마이너스가 계속됐다.
이에 따라 7월 무역수지의 경우 806억달러(약 106조원) 흑자를 기록했다.
미국 경제방송 CNBC는 세계 주요 경제국의 성장 둔화가 중국 수출 감소세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유럽연합(EU) -20.6%,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21.4%, 미국 -23.1% 등 주요 지역 수출이 20% 넘게 내려갔다.
증권가에선 이 같은 중국 경제의 부진이 국내 금융시장까지 불안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하이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중국 수출입 절벽 리스크가 지속될 경우 중국 제조업과 투자 부진 현상은 한층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기가 저점을 통과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리스크가 증폭된다면, 하반기 국내 경기의 반등 속도와 지속성을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 연구원은 “국내 금융시장의 각종 부채 리스크를 중국 리스크가 자극하면서 신용 우려나 원화 불안을 다시 불러올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