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증권사들이 인공지능(AI)를 접목한 다양한 서비스 출시와 함께 개인투자자 고객 확보를 위한 경쟁력 강화에 돌입했다. 이는 올해 증권사들의 사업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리테일 부문에서 실적 희비가 갈릴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사들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맞춤 서비스 제공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우선 미래에셋증권은 생성형 AI를 통해 고객별 맞춤 자산관리 정보를 제공하는 ‘AI 고객 맞춤 인포메이션 서비스’를 시작했다.
해당 서비스는 고객별 맞춤 투자 조언 정보를 지점의 담당 자산관리 매니저(WM)에게 제공해 준다. 아울러 챗 GPT 기술로 개별적인 투자 스타일과 선호도, 시황 및 투자 정보 등의 바탕을 둬 문장 형태의 투자조언을 생성해 내는 기술이 적용됐다.
이외에도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상반기에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한 ‘해외뉴스 번역 서비스’와 개별 종목 시황과 주요 뉴스를 결합해 보여주는 ‘투자 GPT가 요약한 종목은’ 등 다양한 서비스들을 런칭한 상태다.
한국투자증권도 생성형 AI 기반 금융서비스 개발을 위해 AI 마케팅솔루션 기업 오브젠, AI 데이터 플랫폼 기업 네이버클라우드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네이버클라우드의 한글 기반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해 증권사 특화 AI 서비스 개발을 추진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HTS·MTS를 통해 제공 중인 투자정보를 생성형 AI로 핵심 컨텐츠를 골라 고객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이처럼 증권사에서 생성형 AI 관련 서비스 계획과 출시에 열중한 이유는 고객들에게 고도화된 자산 관리를 도와주기 위함과 동시에 금융투자업의 경쟁력을 높일려는 모ㄱ적으로 풀이된다. 고객 확보는 자연스럽게 리테일 부문 성장으로도 이어지기 때문에 수익 창출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하반기 증권업계에 적신호가 켜진 점도 이유 중 하나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손실이 브릿지론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어서다. 이 경우 증권업계 주 수익원이자 향후 먹거리로 자리잡은 IB부문 수익 감소가 불가피하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부동산 PF 유동화증권(PF ABS·ABCP·ABSTB) 발행금액은 11조8988억원으로 전년 동기(24조2500억원) 대비 50.8% 급감했다. 같은 기간 발행건수는 총 336건으로 59.6% 하락했다. 신규 거래와 금액이 일제히 내려감에 따라 IB부문 실적 감소도 커진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분석이다.
결국 증권사들의 '리테일 부문'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시점으로 평가된다. 지난 11일 기준 올해 3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26조4000억원이다. 직전 분기 대비 25%, 전년 동기 대비 91% 늘어난 수치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2분기 수치인 21조원 이상을 지키면서 기존 추정치 대비 양호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국내 주식 투자자수도 지난해 말 1441만명으로 확대됐다. 투자자 비중 확대와 거래대금 호조는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 증가로 나타난다. 실제 올해 상반기 실적을 살펴보면 리테일 부문의 강점을 지닌 증권사들이 선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일례로 탄탄한 리테일 고객기반을 갖춘 키움증권의 경우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56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 상승해 선방한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더해 일부 증권사에선 사업 확장을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신증권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에 도전하기 위해 을지로 사옥 매각에 돌입했고, 교보증권도 2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종투사 인가 조기 추진에 나섰다.
종투사에 선정되면 헤지펀드에 자금 대출이나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가 가능해진다. 신용공여 한도도 자기자본의 100%에서 200%로 늘어난다. 사업 기회가 기존 대비 크게 확대된다는 점에서 추가 수익 창출 기회를 엿볼 수 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