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난했던 잭슨홀 연설에도…“코스피 박스권 흐름 이어질 것”

무난했던 잭슨홀 연설에도…“코스피 박스권 흐름 이어질 것”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지난해 대비 완화된 매파적 기조
시장 경계감 ‘축소’인데…외국인 순매도에 국내 증시는 그대로
증권가 “9월 FOMC 등 이벤트 산재…지수 상·하단은 제한될 것”

기사승인 2023-08-29 06:00:10
2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표시된 코스피 지수. 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잭슨홀 미팅에서 시상 예상치에 부합한 수준의 발언을 내놓으면서 경계감이 축소된 모양새다. 이같은 상황 속에 당분간 코스피 지수는 상단이 제한되면서 박스권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평가된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주최로 열리는 연례 경제정책 토론회인 잭슨홀 미팅이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개최됐다. 해당 미팅에서는 세계 중앙은행 총재들과 이코노미스트들이 모여 금융시장 현황과 통화정책 방향 등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은 이번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잭슨홀 미팅 연설에 촉각을 기울였다. 지난해에 이어 강도 높은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에 대해 우려한 것이다.

파월 의장은 지난 2022년 잭슨홀 미팅 회의에서 ‘인플레이션 파이터’를 자처했다. 당시 파월 의장은 “역사적으로 물가 안정이 지연될수록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을 통제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금리 인상을 하겠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면서 “물가가 안정될 때까지 정책 대응을 계속 해야 한다”며 “언젠가 인플레이션이 낮아지겠지만 가계와 기업도 고통을 감내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었다. 

이에 따라 파월 의장이 강력한 정책 대응을 예고하면서 금융시장은 쇼크에 휩싸였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하루 새 3.37% 급락한 이후 10월까지 약 19% 내려갔다. 미 연준은 지난해 잭슨홀 미팅 이후 총 7회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현재는 상단 기준 연 5.50% 수준이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해와 사뭇 다른 양상을 보였다. 이번 잭슨홀 연설에서 파월 의장은 “전체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완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너무 높다”며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 수준으로 내려가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긴축적인 수준에서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향후 나오는 데이터를 보고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지, 현 수준에서 유지할 것인지 결정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매파적인 발언이지만 시장에서는 예상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라고 바라봤다. 결국 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데이터를 확인한 이후 결정에 나서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해서다. 

시장 경계감은 축소됐으나 국내 증시는 당분간 박스권에 머무를 전망이다. 우선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외국인 순매도세가 확대되고 있어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8일 기준 외국인은 8월(25일 기준) 한 달 동안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각각 5277억원, 7424억원을 순매도했다.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투심 악화와 원화 가치 하락이 배경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더해 미 연준의 매파적 기조를 유지하는 만큼, 증시가 박스권에 갇히는 기간이 늘어날 것이라는 게 증권가 측 분석이다. 경제 지표에 대한 경계감은 남아있기 때문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핵심 경제 지표의 발표는 오는 9월1일에 예정돼 있다”며 “한국 수출입동향의 수출 개선여부와 미국 비농업고용 지표의 견조한 고용에 따른 임금상승률 둔화여부 등이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는 고금리로 인해 주가지수 상승여력은 제한될 전망"이라며 "개별 이슈에 따른 종목장세를 예상한다”고 부연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가시적인 변곡점은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을 거치면서 등장할 것”이라며 “그전까지는 금리 변동성에 노출되면서 지수 상·하단이 제한된 주가 흐름을 연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이창희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