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비금융 계열사인 삼성물산이 견조한 실적을 냈으나 주가는 따라가지 못하는 모양새다. 다만 추가적인 주가 하방 리스크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신사업 성과 확인이 주가 흐름을 변화시킬 것으로 내다본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물산 주가는 오전 9시28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0.19% 오른 10만64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물산의 2분기 실적 발표일인 지난달 28일부터 전날 종가까지 주가는 3.2% 상승에 그쳤다.
삼성물산은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이 10조5862억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2% 줄어든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8.9% 증가한 7723억원으로 나타났다.
주력 사업인 건설 부문을 살펴보면 매출액 4조7510억원, 영업이익 3050억원을 거뒀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1.4%, 96.8% 증가했다. 국내외 공정 호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주택 매출 확대와 해외 EPC 신규 프로젝트 매출 본격화로 성장세를 이끌었다.
상사 부문은 2분기 매출액 3조5160억원, 영업이익 1140억원으로 드러났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35%, 영업이익의 경우 11.6% 감소했다. 원자재가격 약보합세와 일부 저수익 품목 효율화 등이 영향을 미쳤다.
신한투자증권은 삼성물산의 건설 부문이 하이테크 중심으로 외형 확대와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이루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삼성물산은 소홀했던 주택 부문에서도 공격적인 영업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경쟁사들의 경우 각종 노이즈에 노출돼 향후 수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신한투자증권 측 설명이다. 또 상사 부문은 비우호적인 업황으로 매출은 감소했으나, 사업장과 품목 효율화로 과거 대비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 중이다.
그러나 삼성물산은 실적 개선에도 주가는 지지부진하다. 이에 대해 신한투자증권은 내러티브(이야기)가 부족한 점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실적 및 재무구조 관련 노이즈는 부재하나 소위 내러티브 측면에서 아쉬움이 주가 부진을 야기했단 평가다.
은 연구원은 “네옴시티 수주 참여, 소형모듈원자로(SMR)·원전·친환경을 비롯한 투자 확대와 보유 자사주(13.2%) 전량 소각 결정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다만 규모 측면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환기하기엔 역부족으로 내러티브 강화를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삼성물산은 지분가치와 디커플링 현상이 심화되면서 순자산가치(NAV) 할인율이 추가로 확대됐다. 현재 삼성물산의 NAV할인율은 66%로 역대 최대다.
이에 대해 은 연구원은 “역대 최대 수준의 NAV 할인율을 적용받는 만큼 추가적인 주가 하방 리스크는 제한적이나 동시에 증시 분위기의 반전이 없는 이상 상승 동력도 찾기 어렵다”며 “신사업에서의 유의미한 성과 확인 여부가 주가 변곡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