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에 ‘먹구름’이 낀 모양새다. 2분기 우리나라 경제가 0.6% 성장했지만, 수입이 수출보다 크게 줄어든 ‘불황형흑자’로 나타났다. 여기에 증가하던 외환보유고도 미국달러화의 강세와 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환율 방어의 영향으로 3개월만에 감소로 전환됐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23년 2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0.6% 성장해 속보치와 같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 대비 성장률은 0.9%다.
경제활동별로 보면 제조업은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등을 중심으로 전기 대비 2.5% 증가했다. 서비스업은 운수업, 사업서비스업 등을 중심으로 0.3% 늘었다. 건설업은 건물건설이 줄고 토목건설의 감소폭이 확대돼 3.9% 감소했다.
지출항목의 경우 민간소비는 준내구재(의류 및 신발 등)와 서비스(음식숙박 등)를 중심으로 0.1% 감소했다. 정부소비도 마찬가지로 사회보장현물수혜를 중심으로 2.1% 줄었다. 이는 외환 위기 당시인 1997년 1분기(-2.3%) 이후 최저치다. 건설투자는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0.8% 하락했다.
수출은 반도체, 자동차 등이 늘었었지만 석유제품 등이 줄며 0.9% 감소했고 수입은 원유, 천연가스 등을 중심으로 3.7%로 더 크게 줄었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가 줄었으나 기계류가 늘어 0.5% 증가했다. 실질 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은 전기 대비 0.7% 하락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0.8% 늘었다. 실질GNI는 국민이 일정기간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명목GNI는 전기에 비해 0.2% 떨어졌다.
총저축률은 최종소비지출 증가율(-0.4%)이 국민총처분가능소득 증가율(-0.2%)을 하회하면서 전기 대비 0.1%p 상승한 33.5%를 기록했다. 국내총투자율(32.2%)은 총자본형성이 늘어 전기 대비 0.1%p 올랐다.
여기에 더해 지난달 미국달러화의 강세와 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환율 방어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35억 달러 줄었다. 이는 3개월 만의 감소 전환이다.
같은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8월 말 외환보유액’을 보면 지난달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183억 달러로 전월 말 4218억 달러보다 35억 달러 줄었다. 이는 5월 이후 3개월 만에 감소 전환한 것이다.외환 당국은 환율 방어를 위해 달러를 사용한 것으로도 보인다. 한은에 따르면 8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1321.8원으로 7월(1274.6원) 대비 47.2원 올랐다.
한은 관계자는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에 따른 일시적 효과를 포함해 외환 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가 작용했다”며 “외환 스와프는 6개월 혹은 12개월 만기로 그 기간이 도래되면 달러가 다시 돌아 온다”고 설명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