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신공항 화물터미널 위치를 놓고 대구시와 경북 의성군의 갈등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대구시는 여객터미널이 들어서는 군위군에 화물터미널을 지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의성군과 주민들은 공항 물류단지가 예정된 의성에 화물터미널이 들어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북 의성군 비안면 이주 및 소음대책위원회(이하 주민대책위) 등 주민 200여명은 27일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공항이전 반대 집회’를 연 뒤 봉산육거리에서 계산오거리까지 가두행진을 벌였다.
주민들은 공항반대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합의문은 파기하고 공항이전 취소해라’, ‘내고향 목숨 걸고 사수하자’, ‘지역주민 무시하는 공항유치 반대’, ‘미래없는 공항유치 결사반대’를 외쳤다.
주민대책위 관계자는 “대구시가 전투기 소음 민원을 참다못해 공항을 이전하면서 왜 반대하는 우리 고향에 공항을 옮기느냐”며 “집회에 참여한 주민 200여명이 목숨 걸고 청정지역 내 고향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홍준표 대구시장은 공항이 그렇게 좋으면 대구시에 그냥 나두라”면서 “지역주민이 눈물로 쓴 진정서를 무시한 대구시장은 염치없고 비열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항이전 관련 주민 단체 등은 다음달 5일과 6일에도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이다.
의성군도 앞선 22일 경북도의회에서 화물터미널을 의성군에 배치하지 않으면 공항 추진은 어렵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의성군은 “공동합의문에 따라 항공물류 활성화를 위해 화물터미널과 물류단지를 의성군에 배치해야 한다”며 “대구시가 의성군과 제대로 된 협의 없이 일방적 시설배치를 하고 발표한 것은 의성군민을 무시한 처사이며, 공동합의문 정신에도 어긋난다”고 했다.
같은 날 의성군 비안면 이주지역대책위원회와 신공항 편입 지역주민 150여명도 경북도청에서 집회를 열고 ‘빈껍데기 공항이전 반대’, ‘생존권 박탈하는 공항중지’ 등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도청에서 신도시 시가지까지 가두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김선동 대책위원장은 “이주지역 주민들은 의성군 발전을 위해 공항이전을 찬성하고 꾹꾹 참아왔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좋은 것은 군위가 다 가져가고 약속했던 화물터미널도 없고 소음만 온다하니 참담하다”고 말했다.
의성군 비안면 소음대책위원회도 지난 12일 의성군청에서 공항이전반대 집회를 갖고 ‘공수표 남발하는 대구시 공항이전 즉각 중단’, ‘주민생존권 위협하는 공항이전 결사 반대’, ‘공항유치 앞장선 의성군수 물러가라’등의 구호를 외치며 의성전통시장까지 가두행진을 벌였다.
의성군 통합신공항이전지원위원회도 지난달 31일 비안면 만세센터에서 주민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당초 공동합의문의 내용대로 화물터미널을 의성군에 배치하라”는 규탄 성명서를 발표했다.
대구=최재용 기자 gd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