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년간 1조6000억원이 넘는 출국납부금이 비행기 티켓값을 통해 징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사에 지급된 징수 위탁수수료 780억원이 포함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의원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7월말까지 징수된 출국납부금은 1조6190억원으로 집계됐다.
출국납부금은 공항이나 항만을 이용해 출국하는 내·외국인에게 부과하는 법정부담금으로 흔히 ‘출국세’라 일컫는다.
공항 출국납부금을 기준으로 국제질병퇴치기금이 1천원, 관광진흥개발기금이 1만원을 징수하고 있다. 출국할 때마다 총 1만 1천원씩 정부에 내는 셈이다.
국제질병퇴치기금으로 산입된 출국납부금은 해당 기금이 신설된 2017년 이후 지금까지 총 1494억원 규모다. 같은 기간 관광진흥개발기금에는 1조 4696억원의 출국납부금이 산입됐다.
코로나19 이전 연간 4천억원이 넘게 걷혔던 출국납부금은 2021년 팬데믹을 맞으며 147억원으로 급감했다.
이후 해외여행이 재개된 지난해 733억원으로 소폭 상승, 올해는 전년대비 두 배가 넘는 1618억원으로 증가했다.
징수에 기여했다는 명목으로 항공사와 공항공사에 지급된 위탁수수료는 7년간 872억원에 달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한 항공사들의 몫이 784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기재부는 지난달 출국납부금 면제 대상을 만2세 미만에서 6세 미만으로 확대하면서 현행 5.5%를 적용하고 있는 위탁징수 수수료율을 4%로 인하하는 내용의 시행령 개정 절차에 착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연간 60억 원가량의 수수료 절감 효과를 볼 것으로 기재부는 기대하고 있다.
홍성국 의원은 “그간 항공사 등에 적용해온 수수료율은 국민이 체감하는 징수 기여도에 비해 과도한 수준으로 보일 수 있다”며 “기재부는 수수료율 인하에 그칠 것이 아니라 산정 기준이 무엇인지 원가와 함께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다수 국민이 부과 사실과 집행 내역을 알지 못하는 법정부담금에 대한 내·외국인의 알 권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홍 의원은 “항공권 영수증에 깨알 같은 글씨로 ‘Tax’라고만 표기해놓으니 납세자 대부분이 출국세의 존재조차 모른다”며 “준조세인 법정부담금의 징수 절차를 보다 투명하게 개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