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가 새마을금고의 최근 5년 불법대출 및 금융사고 현황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금융감독 사각지대 실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새마을금고의 금융감독 권한을 행정안전부에서 금융당국으로 이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의원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6월까지 새마을금고에서 발생한 272건의 불법대출 사건에 연루된 인원은 총 227명이다. 모두 한도를 위반한 금액을 초과대출한 건으로, 초과분의 금액 규모만 1725억 6천만원에 이르렀다.
불법대출로 제재 받은 227명 중 54명은 ‘이사장’으로 전체의 약 24% 비중을 차지했다. 이하 직급별로는 이사(3명), 전무(39명), 상무(22명), 부장(37명) 등 책임자급에서만 101명이 제재를 받았다. 실무자급은 차장(25명), 과장(18명), 대리(15명), 계장(4명) 등 62명이 포함됐다.
불법대출로 인한 제재 결과는 견책(73명), 감봉(62명)이 가장 많았다. 개선(8명), 주의(13명), 경고(29명) 등을 받은 직원도 50명에 달했다. 징계면직(15명), 정직(23명), 직무정지(4명) 등 중징계도 42명에게 부과됐다.
홍 의원실이 제출받은 횡령, 배임, 수재 등 금융사고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 6월까지 약 5년간 총 115명이 90건의 금융사고에 가담해 제재조치를 받았다. 사고금액 규모는 총 640억 9500만원에 이르렀다.
가장 빈도가 높았던 사고 유형은 대출금 횡령(16건)이었으며 예탁금 횡령(15건), 시재금 횡령(12건), 예금 횡령(6건), 예산 횡령(6건) 등이 뒤를 이었다. 무담보대출 실행 사기가 6건 발생했고 금품수수 행위는 5건 적발됐다.
권한 없이 채무보증서를 작성해 날인하는 행위나 불법자금을 조성하는 등 소위 ‘간 큰’ 범죄도 발생했다. 이외에도 포상비 및 시간외수당을 부당하게 지급하거나 법인카드를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행위, 여신수수료나 홍보비를 횡령하는 사례도 있었다.
새마을금고는 금융사고 징계자 115명 중 90명에 법적조치를 취했다. 조치 결과로는 ‘징역형’이 29명으로 가장 많았다. 집계 기간인 4년 6개월간 연평균 6명꼴로 징역 선고를 받은 셈이다. 11명이 벌금형에 처했고 29명을 고소·고발 조치했다. 자수 인원은 4명에 그쳤다.
홍성국 의원은 “60년간 지역사회 곳곳에서 서민금융을 지탱해온 새마을금고가 앞으로 더욱 사랑받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금융감독이 필수”라며 “자산규모 280조원 수준으로 성장한 만큼 금융당국의 감독을 회피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닐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